신보라 "청년 엄마아빠 목소리 대변하려 용기내"
문희상 "여야 교섭단체와 협의해서 결론 낼 것"
[서울=뉴스핌] 이서영 수습기자 = 오는 28일,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아이의 밝은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헌정 사상 최초로 아이를 동반해서 법안 제안설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현역 국회의원 최초로 임기 중 출산휴가를 보낸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국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후 비대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2019.03.27 yooksa@newspim.com |
27일 국회에 따르면 신보라 의원은 지난 26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 본회의에 자녀와 동반 출석을 허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법 151조(회의장 출입의 제한)는 국회 본회의장에는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을 금하는 법안이다.
신 의원은 이 중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 출입 금지'에 주목해, 문 의장에게 자녀 출입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문 의장 측과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의 회의장 아이동반 출석은 우리사회 일.가정양립 확산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본회의장 출석 문제는 국회 운영 사안이므로 단독 허가보다는 3당 교섭단체 의견을 취합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문 의장의 요청으로 여야 교섭단체 간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신 의원은 추후 국회사무처로부터 답변을 듣게 된다.
신 의원은 본 회의장에서 자신이 지난 22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을 설명한다.
법안에는 지난해 신 의원이 임신 당시 청년엄마들과 함께 발의한 ‘행복한 육아 4종 패키지 법안’의 일부가 반영되었다.
개정안은 엄마아빠 동시 육아휴직 허용과 동시 휴직급여 지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확대, 직장어린이집 비정규직 자녀 입소 차별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신 의원은 아이를 동반한 채 법안을 설명하는 것이 국회와 정부의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출산-양육 경험을 공유하는 청년 엄마들과 함께 만든 정책이 법안으로 발의되고 국회와 정부의 공감을 얻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며 “의미 있는 날 아이와 동반 입장해 국회에도 청년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워킹맘 의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신보라 의원의 행보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만큼 아이를 본회의장에 데려가는 것이 추후 법안 통과를 위한 중대 포석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신 의원은 정기적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자녀에 한해 국회 회의장에 함께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지만 계류 중이다.
또, 그는 올해 '모성보호와 일 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패키지 법안' 발의도 준비 중에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신 의원의 요청이 전례 없는 일인데 반해, 해외서는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의 신호탄은 호주였다. 호주 상원은 2016년 어린아이 동반 금지 규정을 개정했다. 이후 17년에는 호주 상원의원 라리라 워터스가 본회의장에서 모유수유 하는 장면이 보도돼,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해 4월 미국 의회에서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이 '의사당 내 영아출입 허용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생후 10일 된 아이와 동반 입장했다.
이렇듯 회의장에 아이를 동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오는 28일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아이의 밝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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