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행 지분 49%, ING 지분 51%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에 외자가 지배하는 최초의 중외합자 은행이 설립된다.
중국 베이징(北京)은행은 네덜란드 ING Bank N.V와 함께 합자은행을 설립한다고 21일 밤 발표했다. 양측은 30억 위안의 자본금을 공동 출자하기로 했는데, 베이징 은행이 부담하는 금액이 14억 7000만 위안으로 알려졌다. 합자은행에 대한 지분은 ING와 베이징 은행이 각각 51%와 49%로 분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외국 자본인 ING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가 된다.
이번 합자은행 설립안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면 1985년 중국에 첫 중외 합자은행이 설립된 이후 최초의 외자 지배 중외 합자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중국은 외자가 중국 은행과 함께 합자은행을 설립할 때 외자의 단일 출자 지분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금융당국은 외국 자본의 중국 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 외자의 중국 금융회사 지분 보유 상한 규제를 철폐했고, 외국계 은행의 중국 내 업무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합자 증권사, 생명보험, 선물회사 등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도 단계적으로 철폐한다고 밝혔다.
외국 금융 자본은 그동안 중국의 많은 상업은행에 투자해왔지만 각종 규제로 영업에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자유롭지 못한 영업 환경에서도 거대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외국 자본의 진출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 자본이 대주주인 중국 상업은행도 다수다.
상장 은행 가운데 항저우(杭州 항주)은행, 난징(南京 남경)은행과 베이징 은행의 최대 주주는 외국 자본이다. 이밖에 닝보(寧波 영파)은행과 상하이(上海 상해)은행은 2대 주주가 외국 자본이며, 5대 대형 상업은행 가운데 자우퉁(交通 교통)은행과 중궈(中國 중국)은행은 10대 주주 가운데 외자가 포함돼있다.
중국이 금융 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중국 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해 금융 개방 확대 조치를 발표하면서 "외자의 중국 금융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업무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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