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달콤함 뒤에 가려진 위험하고도 씁쓸한 돈의 민낯을 까발린다. 무기는 배우들의 변화무쌍한 얼굴이다.
6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박누리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자리해 영화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가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를 만난 후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현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조우진(왼쪽부터), 류준열, 유지태, 박누리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돈'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03.06 mironj19@newspim.com |
이날 박누리 감독은 “원작을 처음 보고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평범한 인물이라는 거였다. 만약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면 거리감이 느껴졌을 텐데 저랑 비슷한 인물이 돈을 벌고 변해가는 지점이 매력적이고 공감대가 생겼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연출할 때는 최소한의 설명으로 최대한의 이해도를 만들어내는 게 숙제였다. 아무래도 책은 주식, 작전에 대한 설명이 잘 돼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정해진 시간 안에 영상 언어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공부하고 취재한 걸 오히려 버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야 주식을 몰라도 쉽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과감하게 설명은 배제하고 영화적 긴장감을 증폭시키려고 했다”고 연출 상의 주안점을 밝혔다.
타이틀롤 조일현은 류준열이 맡았다. 부자가 되는 꿈을 안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다. 류준열은 “너무 많이 공감됐고 그럼 이걸 어떻게 관객과 나눌지 고민했다. 대본도 많이 봤지만, 계속 돈이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현찰을 잘 쓰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 뽑아서 책상에 가만히 놓고 오랫동안 들여다봤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도 돈이 넘쳤다가 아쉬웠다가, 돈 때문에 행복했다가 불안했다가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돈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마다 같고 또 다르게 느끼는 게 독특했고 그게 표현되길 바랐다. 개인적으로 돈에 관한 여러 깨우침을 얻은 시간이었다. 삶이 돈에 끌리지 않고 내가 돈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류준열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돈'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3.06 mironj19@newspim.com |
유지태는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열연, ‘사바하’(2018)를 잇는 악의 얼굴을 보여줬다. 유지태는 “연기자는 감정을 표출해야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근데 저는 절제하는 연기를 더 좋아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 감독님이 그리고 싶은 결인지 생각하면서 제 감정과 욕심을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또 조금이라도 더 고급스럽게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냥개’로 불리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조사국 수석검사 한지철은 조우진이 연기한다. 조우진은 “‘성실한 회사원, 직장인으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사냥개였던 게 아니라 금융 범죄가 지능화되고 나빠지면서 이 사람의 성실함이 더 집요해진다. 그 감정의 최고치를 보여주면 어떨까 했다. 또 감정을 드러내고 본인의 정의감을 표출시켜 다른 사람에게 관철하려는 인물이란 걸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조우진은 “돈을 쫓아야 하는 건지 돈에 쫓겨야 하는 건지 생각할 기회가 될 거다. 돈의 흐름과 액수에 따라 달라지는 류준열의 호흡, 안면 근육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돈’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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