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완화·종전선언, 로드맵 이행 이후 생각할 일"
"트럼프 리스크 존재...文, 정의용 미국에 급파해야"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키워드는 ‘북한 핵 폐기 로드맵’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은 핵무기 전면 신고 동의 여부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2차 회담의 핵심은 북한 핵 폐기 로드맵을 만드는데 있다. 1차 회담에서 그것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은 비핵화 로드맵이 실제로 이행된 이후에 생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
윤 의원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어마어마한 선물을 김정은에게 줬다”며 “그러나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한 어떤 실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리얼리티 쇼를 할지 예측불가능하다. 나쁜 결과가 예견되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예측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리스크’라고 한다”며 “회담 결과를 보는 지표 김정은이 핵무기와 핵시설 등에 대한 전면적인 신고에 동의하는지를 보면 된다. 그게 없으면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북미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 및 남북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번 하노이 회담의 결과에 연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는 김정은 서울 답방을 지난 연말에 맞춰 준비했지만 불발됐다. 애초부터 김정은에겐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이 제일 중요했고, 서울 답방은 그 후속 회담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과의 회담은 하노이 회담 결과에 연동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해주고 달러 공급루트까지 열어준다면, 그 달러 박스를 어떻게 받을지 애기하기 위해 서울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하노이에서 진도를 빼지 못한다면 서울까지 와야 할 동기 역시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방한이 취소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 대통령은 즉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미국에 파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2차 미북회담에 임하는 한미 양국의 사전조율 기회가 사라졌다. 청와대와 백악관 간의 소통은 지난 19일 대통령 간의 짧은 전화통화만으로 끝나게 됐다”며 “이 상태로는 북한 핵 폐기 의제를 어떻게 다뤄나갈지에 대한 협상전략은 커녕 회담 의제와 방향에 대해서조차 한미 양국이 공유하기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시간은 촉박한데 난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문 대통령이 망설일 시간이 아니다”라며 “지금 즉시 정 실장을 워싱턴으로 보내 볼턴 보좌관과 회동해 대북 협상에 대한 한미 간 직접 조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