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4일 연속 상승했다.
베이징에서 사흘간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 추가 금리인상을 경계하는 발언이 쏟아진 데다 지난달 회의 의사록에서 긴축 속도 조절에 무게가 실린 사실이 확인된 점도 이날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1.67포인트(0.39%) 오른 2만3879.1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가 10.55포인트(0.41%) 상승한 2584.9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0.08포인트(0.87%) 뛴 6957.08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세 자릿수의 상승을 보였고, 대형주와 기술주도 1% 내외로 뛰었지만 연일 이어진 상승 피로감에 마감을 앞두고 일정 부분 후퇴했다.
무역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물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과 양국 정책자들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베이징 협상 팀의 보고를 받은 뒤 다음 행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하순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장관급 혹은 정상 회담으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재점화하기 위해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을 이루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이날 월가의 관심을 끌었다.
연준 정책자들의 비둘기파 발언과 의사록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현 수준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트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일단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정책자들 사이에 긴축 속도 조절을 지지하는 발언이 또 한 차례 나온 셈이다.
의사록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확인됐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이 결정됐지만 상당수의 정책자들이 추가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정부 셧다운 사태가 지속될 경우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 등급에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포튜니틱스 트레이더의 래리 베네딕트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마침내 악재보다 호재에 시선을 두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지난달 24일 이후 S&P500 지수가 10% 가까이 뛴 만큼 주가가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되찾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 이상 랠리하며 배럴당 52.36달러에 거래, 베어마켓에서 탈출한 데 따라 체사피크 에너지가 14% 폭등했다. 셰브런이 1.5% 가량 동반 상승했고, 엑손 모빌도 0.3% 가량 완만하게 올랐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가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아이폰 판매 부진에도 중장기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2% 선에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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