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3일에 걸쳐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이후 폭락한 뉴욕증시의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 타결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에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 패닉에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다.
중국 외교부가 이번 회담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 언론은 오는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양국 정상 혹은 장관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월 아르헨티나에 이어 다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백악관의 보좌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데 혈안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양보를 취하지 않을 경우 관세 전면전을 재개하겠다며 겁박을 일삼았던 그의 행보가 달라진 것은 주가 폭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 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휴전과 함께 90일간의 협상을 시행하는 데 합의한 이후에도 뉴욕증시는 8% 가량 하락했다.
앞서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자신의 정책 성과에 따른 결실로 부각시켰던 그가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하는 주식시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 백악관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 7일부터 베이징에서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사이 그는 트윗을 통해 ‘논의가 잘 되고 있다’며 투자 심리를 진정시킨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협상 팀이 이틀로 예정됐던 회담을 하루 연장하며 긍정적인 결과 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을 재촉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주식시장의 랠리가 재점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재산권과 IT 기술 유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법 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가운데 외신들은 미 상무부가 이번 회담 결과를 10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베이징 회담에 참석한 협상 팀의 보고를 받은 뒤 다음 수순을 결정할 것”이라며 “관건은 중국이 수입 확대를 약속한대로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은 쟁점이 없지 않지만 베이징에서 양국이 무역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해법에 근접했고, 이를 토대로 이달 하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고위 회담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수출 업계가 협상의 구체성 결여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둔화와 무역전쟁 재개보다 타결에 무게를 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3월1일 휴전 시한까지 돌파구 마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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