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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편의점, 조직개편 통해 위기 선제 대응

기사입력 : 2019년01월09일 06:25

최종수정 : 2019년01월09일 06:25

지원부문 강화하고 해외시장 개척 등 조직 구도 갖춰
마케팅 부문 강화 및 지위 격상 등 전략적인 대응 준비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상생 부담과 신규 출점 규제로 고된 한 해를 보낸 편의점 업계가 조직을 재정비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올해도 불안한 업황이 예상되는 만큼, 부서를 확대·통합하고 업무를 조정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경쟁사의 점주를 포섭하는 동시에 기존 가맹점주의 이탈은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부서 개편이 이뤄졌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기존 팀별로 운영되던 지원부서를 하나로 통합해 편의점지원부문을 신설했다.

팀 단위였던 지원부서가 상위 조직인 지원부문으로 격상되면서, 편의점사업부 내 각 영업부문에 흩어져있던 개발기획팀·영업기획팀이 신설된 지원부문으로 편제됐다. 신설 조직은 기존 4영업부문장이었던 김성기 상무가 이끈다.

편의점 CU와 GS25[사진=BGF·GS리테일]

이번 조직개편은 올해 출점거리 제한으로 경쟁사 간 점주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맹점 상생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GS25가 깜짝 발표한 상생안 역시 편의점지원부문에서 직접 컨트롤한 결과물이다. 경쟁 브랜드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상생조직을 영업개발부문장 직속으로 두고 가맹점과의 스킨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영업개발부문 내에 편제된 운영지원본부 등의 본부·팀조직과 달리 상생을 담당하는 ‘상생협력실’은 부문장 직속으로 운영함으로써 보다 세밀함을 더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마트24도 기존 개발 업무 외에 지원 업무를 강화하는 차원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가맹점 지원과 전략 업무를 총괄하는 개발지원담당 자리를 신설했다.

기존 강인석 개발2담당이 개발지원담당을 맡으면서, 김대식 개발1담당이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개발담당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개발총괄이 신규 출점을 주력으로 담당한다면, 신설된 개발지원총괄에서는 이를 서포트하는 동시에 경쟁사 브랜드 전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계약이 만료되는 경쟁사의 알짜 점포를 포섭하기 위한 채비에 나선 것은 자율규약에 따른 거리 제한과 불안한 업황으로 인해 점포 확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실제 CU와 GS25와 지난해 점포 순증수는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5년부터 이어오던 두 자릿수 성장세도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업계 특성상 출점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존 점포마저 빼앗기게 되면 시장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업황도 좋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에서 편의점은 무려 17포인트나 하락한 71을 기록하며 전체 유통업태 중 가장 비관적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새 성장동력인 해외 시장을 효과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BGF리테일은 최근 기존 경영전략부문에 속해 있던 해외사업부서를 상품부문으로 이동시키고, 팀조직에서 실조직으로 격상해 힘을 실어줬다. 상품·해외사업부문장인 류왕선 전무가 해외사업실도 함께 이끌게 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장 등 관계자들이 편의점업계 '근거리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규약'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핌]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경우 상품 차별화가 관건인 만큼, 업무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편제가 이뤄졌다”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사업을 효율적으로 꾸리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란 진출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며 쓴맛을 본 만큼, 올해는 보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상품 경쟁력을 갖춰 몽골 등 블루오션 지역에서 사업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서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졌다.

BGF리테일은 전략적인 마케팅과 미래 대응을 위해 기존 상품부문 산하에 있던 마케팅 조직을 경영전략부문으로 이동시켰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경영전략부문장인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이 직접 마케팅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마트24의 마케팅은 이마트 리빙담당 안혜선 상무보가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 이동해 총괄하게 됐다. 이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안혜선 상무를 이마트24 마케팅 담당으로 선임해 공격적 마케팅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경영환경이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며 “불안한 업황과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조직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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