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플래시 크래시’에 엔화 급등
유럽증시 하락 출발...독일 증시 급락
독일 증시 상장 애플 주가 8% 이상 급락
[상하이/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애플이 중국 경제성장 둔화를 이유로 12년 만에 처음으로 이례적으로 매출 전망을 하향한 영향에 3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증시는 급락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에서는 주요 통화들이 순간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했다.
앞서 중국부터 유럽까지 민간경기가 위축세로 전환하거나 확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소식이 이어진 가운데, 애플 쇼크에 세계 경제성장 및 기업 어닝 증가세 둔화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여파 등에 대한 우려가 더욱 부각됐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는 기술주 주도로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국내 회계기준 2018년 4분기) 매출 전망치를 840억달러(약 94조6848억원)로 이전 전망치인 890억~930억달러에서 낮춰 잡았다.
이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신흥시장에서 몇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리라 예상했지만, 중화권의 경기 하강이 얼마나 가파를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선제 가이던스 대비 매출 미달 규모 대부분과 글로벌 매출의 전년비 감소분 100% 이상이 중화권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고 유럽증시 초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도 8.6% 내렸다.
수출주와 기술주가 대거 포진해 있어 중국발 무역 악재에 취약한 독일 DAX 지수가 0.8% 내렸으며, 프랑스 CAC40 지수도 0.7% 하락했다.
특히 애플 공급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신 아이폰에 탑재된 안면인식 센서를 공급하는 AMS의 주가는 19.4% 폭락했다.
미국 나스닥 주가지수선물과 S&P500 주가지수선물은 각각 2.5% 및 1.6% 급락하고 있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5% 하락했으며, 이날 신년 휴일을 맞아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했지만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선물도 1.8% 내렸다.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가 크게 휘청거리며, MSCI 한국지수와 대만지수가 각각 1.8% 및 1.4% 하락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애플 쇼크가 연말과 연초 연휴로 거래가 한산한 외환시장에서 ‘플래시 크래시’를 일으켜, 변동성이 급등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엔화로 수요가 대거 몰렸다. 엔은 미달러 대비 20개월 만에 최대 일일 오름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달러/엔은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뚫고 내려갔고, 미달러와 호주달러에 스톱로스 매도세가 출회됐다. 전날 104.96엔으로 2018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달러/엔은 이날 107.77엔으로 1% 가량 내리고 있다. 호주달러도 엔 대비 일시 2011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로 수요가 몰리며,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148%로 2년여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기다리며 중국과 홍콩 증시는 시소장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2일(현지시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을 수정 중이라고 밝히며, 민간부문에 대한 지원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향후 수개월 간 중국 정부는 추가 재정 및 통화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글로벌 원유 과잉공급 전망이 겹쳐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54달러34센트로 1%,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45달러71센트로 1.8% 각각 하락 중이다.
미달러가 하락하면서 금은 상승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0.3% 오른 1289달러4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 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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