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군사력 증강 대처…아시아 15억달러 지원
대만 무기 판매 등 추진…시진핑, 외부간섭 허용불가 시사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이 강하게 반대해 온 미국의 '아시아안심법안(Asia Reassurance Initiative Act, ARIA)'이 2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안보·경제 협력 강화가 골자인 이 법안에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정기적 항해의 자유 작전이 내용으로 담겼다.
디플로매트와 닛케이아시안리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안의 목적은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경제·군사력 증강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미 의회와 행정부가 힘을 합쳐 중국을 압박하는 데 있다. 작년 4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해 지난달 상·하원을 각각 통과했다.
미국은 ARIA에 따라 중국의 군사 거점화 추진 지역인 남중국해 등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 작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아시아 지역에 군사·경제 지원에 향후 5년간 15억달러를 제공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의 해양 안보와 군사 훈련을 개선하는 데 집중 배분할 계획이다.
국가 별로는 대만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대만 방문 추진이 포함됐다. 법안은 대통령이 중국의 기존과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 고안된 국방 물자를 대만으로 정기적으로 이전하는 것을 수행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중국은 ARIA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특히 대만 문제가 엮여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시간으로 2일 연설을 통해 "외부 간섭이나 대만 독립세력에 대해 무력행사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필요한 선택지로 유보한다"고 말했다. 또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어떠한 세력도 이를 바꿀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후 같은 날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 법안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이 법의 관련 부분을 이행하지 말고, 적절하게 다룰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본토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자 하나로서 나눠질 수 없는 것을 뜻한다.
ARIA에는 중국과의 무역전쟁 휴전 시한인 오는 3월 1일을 앞두고 무역 협상에서 미 의회와 행정부가 일치된 모습으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려는 포석도 있어 보인다.
법안은 미국의 주요 불만 사항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행위와 관련, 대통령은 위반 행위를 "처벌하고 단념시키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 미국의 지식재산권법 집행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180일 이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현황과 적발 상황을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법안 발효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압박 기강을 다잡는 모양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인 2일 국방부 주요 인사들과 가진 첫 회의에서 중국에 집중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한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섀너핸 대행이 "진행 중인 작전에 집중하면서도 중국, 중국, 중국을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ARIA에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대북제재 해제 30일 이내 의회에 관련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소리(VOA)는 대북 정책에 관한 210조에 이런 사항이 있다며 국무장관은 재무장관과의 협의 하에 "해당 대북제재 해제를 정당화하고, 제재 해제와 북한의 불법 활동 중단과의 상관 관계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경 장벽과 셧다운, 북미 관계 등 현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2019.1.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