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온기 그리운 쪽방촌...올해도 한파와 '사투'

기사입력 : 2018년12월14일 05:00

최종수정 : 2018년12월14일 05:00

남대문·용산구 쪽방촌 주민들, 매서운 한파에 '시름'
웃풍 심해 겨우내 감기..."옷 여러 겹 껴입고 방에 있는 게 상책"
"큰 사고날까 불안해"...오래된 건물 곳곳 갈라져
전문가 " 얘기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위로...지속적 관심 필요"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우리 같이 없는 사람들은 겨울 내내 감기 달고 사는 거지.” 

아침 일찍부터 오전 내내 눈이 내리던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쪽방촌 주민들은 추위에 발이 묶인 채 힘겨운 겨울날을 보내고 있었다. 서울역 맞은편 남대문경찰서에서 올라가는 쪽방촌에 이르는 좁은 길은 눈까지 내리면서 주민들의 발걸음을 위태롭게 했다. 이곳에서 만난 오소예(78)씨는 “이런 날에는 옷을 껴입고 방에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쪽방촌에서 만난 오소예씨가 옷을 여러 겹 입고 한파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8.12.13. sun90@newspim.com

달리 햇볕이 들지 않는 좁은 방 안에선 한기가 맴돌았다. 바닥에 설치된 전기판넬이 겨울철 웃풍까지 막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건물이 오래돼 웃풍이 심하다”면서 “심한 날에는 이불 밖으로 손을 내놓지 못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 탓에 쪽방촌 주민들은 감기를 피하지 못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11개 방 곳곳에선 연신 기침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남대문로5가 인근 쪽방촌 주민은 약 420세대에 달한다. 대부분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이거나 독거노인 등으로 한파에 취약한 계층이다. 이들이 머무는 쪽방촌의 하루 숙박비는 6000~8000원 정도다.

쪽방촌 건물 관리인인 정순자(76)씨는 “노숙자들이 와서 하루씩 묵고 가기도 한다”면서 “나머지는 대부분 여기에서 오래 산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정씨는 겨울철 수도 동파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담요를 아무리 덮어도 추운 날에는 수도가 얼어버린다”면서 “날 풀릴 때까지 물을 틀어놓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13일 찾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쪽방촌 한 건물의 내부 모습 [사진=노해철 기자] 2018.12.13. sun90@newspim.com

같은 날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김해석(50)씨는 밖에 나와 난로를 쬐고 있었다. 김씨는 “20일 넘게 감기를 앓고 있는데, 지금도 떨어지지 않았다”며 “8년 째 이곳에서 겨울을 맞고 있는데도 매번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에는 이렇게 난로 쬐면서 따뜻한 인스턴트커피 한잔하면서 몸을 녹인다”며 자신의 한파 극복방법을 소개했다.

겨울철 주민들은 샤워와 빨래를 하기 위해선 쪽방을 나서야 한다. 건물 대부분은 공용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선 간단한 세면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샤워와 빨래는 근처에 있는 지원센터에서 할 수 있다”며 “거기에서 옷이나 음식 같은 것도 나눠주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한 건물은 곳곳이 갈라져 있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8.12.13. sun90@newspim.com

다른 쪽방촌 주민인 이춘석(59)씨는 겨울철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가 거주하는 방은 집주인이 보일러를 틀어줘야 따뜻해진다. 이씨는 “집주인이 얼어 죽지 않을 만큼만 난방을 틀어준다”며 “이렇게 추워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불만을 내뱉었다.

그는 최근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로 밤잠을 설치는 일도 많다. 이씨는 “겨울이 되면서 건물에서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면서 “어느 날에는 잠을 자다가 소리에 놀라 일어나는 일도 있다”며 불안해했다. 그는 직접 곳곳이 갈라진 건물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러다 큰 사고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사회복지단체는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남대문쪽방상담소 최진형 사회복지사는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만큼 중요한 게 지속적인 관심”이라면서 “대부분 혼자 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찾아와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與, '배 나온 오빠' 김혜란 공개 경고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사진)이 SNS에서 배우자를 '배 나온 오빠'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언행에 주의할 것을 공개 경고했다. 김혜란 대변인 [사진=SNS갈무리]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원외 무관하게 당 인사들은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혜란 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김 대변인은 이 글에서 배우자를 '오빠'로 지칭하며 괄호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적었다. 이에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의 '오빠'가 연상된다며 '김 여사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당내에 갈등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언행에 대해 좋아할 사람은 바로 민주당 등 야당이다. 그들만 좋아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4-10-20 18:27
사진
'위고비' 상륙…소비자가 70만원 전망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이날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상대로 위고비 주문을 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07 mj72284@newspim.com 쥴릭파마코리아는 위고비의 국내 공급가를 37만2025원(4주분 기준)으로 책정했다. 펜 형태의 주사제 1개를 주 1회씩 한 달간 총 4회 맞아야 한다. 위고비 용량은 0.25mg, 0.5mg, 1mg, 1.7mg, 2.4mg 등 5개로 구성됐으며 용량별 공급가는 같다. 주 1회 0.25㎎ 투약을 시작해 16주가 경과하면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할 수 있다. 다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제로 공식적으로 알려진 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4주 투약분 기준 소비자 가격은 월 최대 70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의 주 성분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다. GLP-1는 식사 후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세마글루타이드가 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오래 느끼도록 해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것이다. 위고비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가 출시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는 56주 임상에서 평균 7.5% 감량 효과를 나타낸 반면,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투약에서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또 삭센다는 매일 1회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로 반감기가 길어 편리성이 높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해외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투약한 약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진 만큼 국내에서도 당분간 구매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상 시험 결과 위고비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설사, 변비 등이 보고 됐다. 식약처는 위고비를 비만치료제 허가 범위 내엣 사용하되 부작용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ykim@newspim.com 2024-10-15 14:5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