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주 중장기 상승 여력 충분
외국 투자자금의 본토 유입 확대
MSCI, FTSE의 A주 편입 기대감 지속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무역전쟁 및 위안화 절하로 장기 조정을 받은 중국 A주에 최근 외자 유입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0월 말부터 북상자금(北上資金, 홍콩을 거쳐 본토로 들어온 투자자금) 유입이 본격화한 데다, 외국 투자기관들도 최근 중국 사모펀드를 새로 설정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중국 당국의 정책 지원과 글로벌 지수의 A주 편입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캡쳐=바이두] |
◆ 외국 기관 ‘A주 저평가’ 의견, 본토 유입자금도 확대
글로벌 헤지펀드업체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는 최근 ‘중국을 향한 자산 이동이 시작됐다(The Shift to Chinese Assets Is Beginning)’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발간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 ▲지위 ▲금융자산 가격 등을 종합해 볼 때, 중국 자산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4대 글로벌 투자처에서 미국이 세계 투자의 50% 이상을 유치하는 데 비해 중국 투자비중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명 공매도 투자기관 시트론리서치의 앤드류 레프트(Andrew Left) 역시 1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은 저평가돼 있다. 아마존보다 알리바바를 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버딘에셋 자산운용(Aberdeen Asset Management)의 글로벌 전략책임자 앤드류 밀리간(Andrew Milligan)도 최근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으로 A주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A주가 이미 합리적 구간까지 저평가된 상태여서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시점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외국 자금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월별 북상(北上)/남하(南下) 자금을 비교해 보면, 2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북상자금이 남하자금보다 많았다.
앞서 10월 한 달간 상하이지수가 7.75% 급락하면서 본토에서 홍콩으로 빠져나간 남하(南下)자금은 모두 144억위안(약 2조3500억원)에 달했었다. 그러나 11월 들어 다시 345억위안이 넘는 북상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중국 투자기관들도 “중국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 외국 기관들이 저가 매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올해 11월 초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중국 주식 수는 모두 420억주로, 지난해 전체(226억주)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의 A주 보유주식 역시 2017년 말 86억주에서 올해 3분기 말 100억주로 늘어났다.
중국펀드업협회(中國基金業協會)는 10월 9일 ‘브릿지워터 제1호 중국 사모펀드’ 설립을 비롯해 모간스텐리 UBS 피델리티 등이 16개 외자기관들이 최근 중국에서 사모펀드 모집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이미지 [사진=바이두] |
◆ 당국 정책 지원, A주 3대 호재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 역시 글로벌 자금 유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감면 ▲외국인 A주 증권계좌 개설 범위 확대 ▲선·후강퉁 매매 한도 확대 등 정책을 내놓으며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 매체 매경망(每經網)은 올해 들어 중국 자본시장의 건전성 및 개방도가 크게 개선됐다면서 주요 3개 분야를 설명했다.
첫째, 무분별한 거래중단 행위 개선
중국 상장사들의 무분별한 거래중단은 A주 불확실성을 키우는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혀 왔다. 지난 10년간 100일 이상 거래를 중지한 종목 수만 모두 1280개에 달할 정도다.
이에 중국 증감회와 거래소는 올 들어 관련 규정을 신설하면서 “마음대로 거래를 중단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만약 피치 못한 상황으로 거래를 중단할 경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거래를 재개하고, 투자자들이 시점을 예상할 수 있도록 밝혀야 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11월 13일 기준 거래정지 기업은 모두 51개로, 전체 A주의 1.43%에 해당한다. 이는 해외 거래소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둘째, 자사주 매입 규정 완화
중국은 미국 등 선진국 증권시장보다 엄격한 자사주 매입 규정을 유지해 왔으나, 거래 활성화 및 주가 방어를 위해 올해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
지난 9월 증감회가 ‘자사주 거래규정 완화 건의서’를 제출하고, 10월 국무원이 이를 수리하면서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하이퉁(海通)증권 등 기관들은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MSCI 편입 이미지 [캡쳐=바이두] |
셋째, MSCI와 FTSE의 A주 편입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올해 6월 중국 A주를 신흥지수(EM) 및 중국지수에 공식 편입하고, 9월엔 편입 비중을 기존 2.5%에서 5.0%로 확대했다.
또한 MSCI측은 앞으로 편입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창업판도 지수에 편입하겠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역시 9월 성명을 통해 “오는 2019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A주를 편입할 예정이며, 신흥시장 지수에서 A주 비중은 5.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글로벌 지수가 잇달아 A주 편입을 시사하면서, 중국 증시 유입 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MSCI 편입을 앞둔 올해 5월 북상자금 규모는 509억위안으로 연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스위스 금융그룹 UBS 등은 MSCI가 A주 편입 비중을 20%로 확대할 경우 약 7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추가로 중국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