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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경비원 뇌사...사회적 약자에 '화풀이 갑질' 세상

기사입력 : 2018년11월04일 08:00

최종수정 : 2018년11월04일 08:00

70대 경비원 입주민 폭행에 뇌사 빠져
“평소에도 술만 마시면 경비원 욕하고 때리려했다” 증언
아동·여성 대상 범죄 등 사회적 약자 향한 갑질 만연
"갑질, 일터 밖 나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 정상 사회 아냐"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모두가 잠든 새벽, 한 40대 남성이 경비실로 뛰어들었다. 그 곳에선 고령의 경비원 A(74)씨가 눈을 붙이고 있었다. 잠결에 취객을 맞은 A씨는 속수무책이었다. 밤마다 걸어 잠그던 문도 그날은 열려 있었다. 술에 취한 아파트 주민 최모(45)씨는 A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지난달 29일 새벽 1시57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A씨는 정신을 잃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중상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최씨는 “A씨가 층간소음 민원을 받아주지 않아 술에 취해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주민 등에 따르면 최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들과 자주 갈등했다. 술을 마시는 날엔 '위층에서 애들 뛰는 소리’가 난다며 경비실에 전화해 거칠게 욕설하기 일쑤였다. 최씨의 항의에 위층 집은 학을 떼고 2개월 전 동네를 떠났다. 새로 이사 온 이웃집엔 성인들만 살지만 경비실을 향한 최씨의 욕설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2년 차 경비원 A씨는 최씨와 이틀에 한 번 꼴로 부딪쳤다. A씨가 근무하던 곳은 총 123세대로 구성된 1동 짜리 작은 아파트였다. 교대 근무하는 경비원 2명은 돌아가며 경비실을 지켰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날도 A씨는 오전 7시부터 24시간 근무 중이었다. 아파트 주민 김용숙(84) 할머니는 “A씨는 쓰레기 분리수거도 도와주고 아프면 택시도 불러주던 착한 사람이었다”며 “너무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동료 경비원 임모(75)씨는 “경비가 무슨 힘으로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며 “민원이 들어와 위층에 전화해도 ‘나 혼자인데 누가 뛰냐’고 말하면 둘 다 주민인데 어느 편을 들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또 “경비 일을 하며 그런 일(폭행)이 또 생길까봐 걱정 된다”며 “원래 낮에는 안 잠그던 창문과 문을 무서워서 다 잠그고 있다”고 말했다. 경비실 철문에는 ‘직원 외 출입금지’ 문구가 붙었다.

지난 10월 29일 40대 입주민이 70대 경비원을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트렸던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의 경비실. 2018.11.02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최근 경비원을 향한 폭행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경기도 수원에서는 만취한 10대 청소년 신모(18)군이 79세 상가 경비원을 수차례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히고 재판을 받고 있다.

경비원 등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최근 5년간 입주자에게 폭행·폭언을 당한 사례도 연평균 74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주택관리공단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악성 민원인에게 당한 사례는 3702건에 달한다.

폭언이 13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취 폭언 1215건, 주취 행패 607건, 행패 150건 순이었다. 주취 폭행(77건)과 흉기 협박(29건)도 해마다 등장했다.

경비원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무차별적 폭력과 살인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세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거제 살인사건은 폐지 줍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 교남학교 장애 학생 상습 폭행 사건, 화곡동 어린이집 영아학대치사 사건도 사회적 약자를 향한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갑질은 자신보다 낮은 지위에 있는 자를 향한 횡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화풀이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지목한 것”이라며 “갑질이 일터 밖을 나와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각박해지고 있는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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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尹지지율 0.9%p↑, 27.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7.8%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9.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4%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0.9%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2.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1.4% '잘 못함' 76.8%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5%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2% '잘 못함' 83.0%, 50대는 '잘함' 23.6% '잘 못함' 74.6%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1.8% '잘 못함' 6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8.4% '잘 못함' 4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9%,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6.0% '잘 못함' 72.8%, 대전·충청·세종 '잘함' 29.8% '잘 못함' 63.6%, 강원·제주 '잘함' 15.4% '잘 못함' 82.1%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28.6% '잘 못함' 68.7%, 대구·경북은 '잘함' 47.8% '잘 못함' 49.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22.9% '잘 못함' 75.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3.5% '잘 못함' 74.9%, 여성은 '잘함' 32.1% '잘 못함' 64.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 약속과 APEC·G20 정상외교 활약,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때문에 보수층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30% 회복 여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인사들의 기용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야권은 김건희 여사 특검·채 상병 사건 관련 국정조사 등 정치적 반격을 노리고 있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준 게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 때문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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