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 명예 보유자로 김덕환(73), 보유자로 그의 아들인 김기호(50) 씨를 각각 인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금박장(金箔匠)은 직물 위에 얇은 금박을 이용해 글씨나 문양을 찍어내는 장인이다. 금박은 조선 시대에는 왕실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는데 여성의 혼례복에서 주로 금박 장식을 찾아볼 수 있다. 보관상의 어려움으로 현재까지 전해진 유물이 많지는 않으나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공주인 덕온공주가 혼례 때 입었던 것으로 전하는 원삼인 '덕온공주의복'(국가민속문화재 제211호)에는 '壽(수)'와 '福(복)'자가 금박으로 장식돼 있어 참고할 만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金箔匠) 명예보유자 김덕환 [사진=문화재청] |
금박 장식은 접착제를 바른 문양판을 문양을 넣고자 하는 자리에 찍고 그 위에 금박지를 붙이는 방법으로 제작된다. 금박장 기술은 옷의 구성에 어울리는 문양을 선별·배치하는 안목을 바탕으로 문양판을 조각하는 기술과 주재료인 접착제(아교·어교) 그리고 금박지의 물성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오랜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되는 기술이다.
명예보유자로 인정된 김덕환(2006년 11월16일, 보유자 인정)은 조선 철종조 당시 활동하던 증조부 이래 4대째 가업을 계승해 평생 금박기능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전수교육과 전승활동이 어려워져 그간의 헌신적인 공로를 존중해 명예보유자로 인정됐다.
김덕환 명예보유자 作 - 홍원삼(紅圓衫) [사진=문화재청] |
보유자로 이번에 새롭게 인정된 김기호는 김덕환의 아들로 가업을 5대째 계승하고 있으며, 서울 북촌에 있는 '금박연(金箔宴)'에서 활발한 전승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기호는 보유자 인정조사 과정에서 금박문양을 조각하는 기술, 바탕옷감에 대한 이해력과 날씨에 따른 어교(민어부레 풀)의 상태 변화를 예측해 금박을 붙이는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승에 헌신해 온 보유자들을 명예보유자로 인정해나감과 동시에 새로운 보유자 인정을 꾸준히 확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전통기술의 계승에 전념해 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 현장에서 활력을 불어놓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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