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친시장 정책을 앞세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당선된 후에도 브라질 증시가 29일(현지시각)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증시의 반등 가능성이 크나, 시장이 향후 새 정부의 공약 이행도를 주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공기업 민영화 및 정부지출 삭감 등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공약한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개장 10분 만에 전거래일 대비 3.1% 올랐다. 보베스파는 장중 한 때 8만8377.16포인트까지 치솟았으나 투심은 금세 바뀌어 2.2% 떨어진 8만3796.7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29일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BOVESPA Index) 추이 [자료=마켓워치] |
지난 몇 주간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정권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며 쏟아진 차익실현 물량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28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정부 적자를 줄이고,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으나, 차기 경제장관 임명이 유력한 파울로 구에데의 이름을 제외한 새 정부 주요 각료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프레드리코 메스니크 트리고노캐피탈 파트너 겸 설립자는 “시장이 정부 고위 관직에 누가 오를지, 그리고 새 정부가 어떤 첫 조치를 취할 지 명확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중이었던 블루칩과 국영기업은 이날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이날 오전 임계점인 달러당 3.6헤알을 돌파한 후 1.4% 밀린 3.71헤알로 하락했다.
다만 보베스파 지수가 여전히 과거 평균치보다 몇 배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어, 랠리를 다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카를로스 세퀘이라 방코BTC팩투알 전략가는 설명했다.
세퀘이라 전략가는 “차기 정부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높은 시기에 지금의 증시는 말이 안 된다”며 반등을 확신했다. 그는 “연금개혁을 지지하는 내각 발표와 견실한 논의가 지속되는 만큼” 이날 8만4000선을 밑도는 수준에서 마감한 보베스파가 올해 10만선을 넘어설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내다봤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파울로 게데스 경제자문은 새 정부가 1년 안에 정부 적자를 메우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연금제도를 먼저 손보지 않는 한 불가능한 목표에 가깝다.
야코프 아르노폴린 핌코(PIMCO)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져는 “시장은 파울로 게데스가 선봉에 선 보우소나루의 경제 팀이 시장에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불러 일으키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데스 자문이 브라질 경제계를 안심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의 제안이 다른 고문들의 반대에 부딪쳐 의회에서 기각될 가능성은 있다.
아르노폴린 매니져는 “앞으로는 통치적 문제로 인해 현 낙관론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날지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지나기 전 최소한의 단편적인 연금개혁은 이뤄져야 시장이 브라질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55.2%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보우소나루는 최대 현안인 연금제도를 손본 뒤 다수 공기업 민영화해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차기 정부는 조세제도를 간편화하고 연금 상한액을 설정하는 등 구조적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차기 경제장관 임명이 유력한 파울로 게데스 경제자문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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