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 통한 삶의 본질 탐구…'달항아리' 매력 극대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올해 개관 13주년을 맞은 소울아트스페이스가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을 기획했다.
2013년 개인전을 인연으로 2014년(9월12일~10월14일)과 2015년(10월6일~17일), 2016년(9월1일~10월14일) 외 다양한 아트페어에서 꾸준히 카르마(Karma) 연작을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선보인 최영욱 작품을 2년 만에 갤러리 전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최 작가의 신작 20여 점 이상이 소개될 예정이다.
최영욱, Karma 20184-36, 2018, Mixed media on canvas, 165x150cm [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
'달항아리 작가'로 알려진 최영욱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현해낼 뿐만 아니라 이를 매개로 삶에 대한 본질을 탐구한다. 달항아리는 하얀 바탕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수동 물레로는 큰 항아리를 만들 수 없어서 서로 다른 크기와 모영의 두 대접이 상하로 접합돼 만들어진 달항아리는 부정형으로 어딘가 일그러져 있다. 이로 인해 달항아리의 둥근 선은 정형화된 원이 아니라 둥글고 넉넉한 한국미의 특질로 평가받았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조형성을 인정받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현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에서도 소재로 등장하는 달항아리를 캔버스로 옮겨온 최영욱은 독창적인 화법으로 섬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시각으로 달항아리를 바라보게 해 그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최영욱 Karma 201810-21, 2018, Mixed media on canvas,51x46cm [사진=소울아트스페이스] |
시대를 뛰어넘어 한국적 심미감의 원형으로 역할하고 있는 달항아리를 작품화하면서 최영욱은 'Karma'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미래에 초래될 사건의 원인이 되는 육체와 말 혹은 마음의 행위, 불교에서는 업보로 사용되는 단어다. 최영욱의 달항아리는 실타래처럼 엮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인연과 인생의 질곡, 애환, 기쁨, 슬픔을 아우르는 인간 생에 대한 상징이자 은유를 나타내고 있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달항아리를 그리면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한다. 대형 캔버스 속에 여러 개의 달항아리를 그려넣거나 선은 두되 얼룩은 빼버려 단순한 형태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유백색의 달항아리를 블랙으로 입혀 명암과 얼룩을 제외시키고 항아리의 형태와 빙렬(유약을 바른 후 가마 속에서 구워내는 과정 중에 만들어지는 균열)만을 드러낸 과감한 시도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번 초대전은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 전관에서 10월25일부터 내년 1월8일까지 이어진다.
최영욱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대만에서 30여 회 이상 개인전을 가졌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해외 유수 아트페어에도 꾸준히 출품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 최 작가의 작품은 스페인 왕실, 룩셈부르크 왕실, 필라델피아 뮤지엄, 빌게이츠재단, 미국 NUVICO INC, 터키 MUDO SATIS MAGAZALARI A.S.등 세계 유수의 기관 및 기업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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