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생맥주 세금 60% 올라...종가세 유지했다"
주류업계 "생맥주 시장은 10% 불과한데...정부 억지 부려"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종량세로 바꾼다면 생맥주 세금이 60% 오른다고요? 세금이 다소 오를 여지는 있겠지만 인상폭이 바로 판매가격 인상으로 직결되는 일은 없습니다.”(국내 맥주 A제조사)
“국내 맥주시장에서 생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병·캔맥주가 90%를 차지하고 있고 종량세 개편으로 국산 병·캔맥주 가격이 낮아진다면 하락폭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익이 더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수제맥주 B 제조사)
정부가 주세체계 개편을 미뤄둔 근거로 제기한 ‘생맥주 가격인상’을 두고 주류업계가 “억지에 불과하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 답변에서 “종량세를 하면 국산 맥주는 리터(ℓ)당 1200원에서 350원 정도 세금이 떨어지는데, 생맥주는 60% 세금이 올라간다”면서 “서민이 퇴근길에 치맥 한 잔할 때 마시는 생맥주 가격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종가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주류업계는 종량세로 전환 이후에도 생맥주 가격이 세금 폭과 동일하게 오를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종가세 방식은 원료와 포장비, 판매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된 판매 원가를 과세표준으로 주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반면 종량세는 알코올도수나 생산량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를 부과한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통상 한 회사에서 제조하는 맥주의 경우 패키지에 따른 내용물은 동일하다. 병·캔맥주와 시중에 유통되는 생맥주와 제조원가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병이나 캔에 비해 생맥주는 재사용이 가능한 케그(Keg·20리터)로 유통하고 있어 포장재를 비롯한 부자재 비용이 감소하고 대량 공급하는 유통 특성 상 이윤이나 판매관리비를 낮게 책정한다.
따라서 현행 종가세 체계의 주세법 상 캔·병맥주에 비해 생맥주의 과세표준이 낮아져 출고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예컨대 C 국내 맥주 제조사에 따르면 현행 종가세 기준 500ml 기준 캔맥주의 출고가격은 1745원이며 이중 부과되는 세금(주세+교육세+부가세)은 924원이다. 생맥주의 경우 출고가격은 760.5원으로 부과되는 세금 총합은 403원이다.
[자료=심기준 의원실] |
심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리터(ℓ)당 835원을 과세할 경우 캔맥주 500㎖ 기준 종량세로 전환 시 국산 캔맥주 판매가격은 평균 363원 정도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중 주류에 부과하는 세금이 약 679원 가량 낮아지며 출고가격도 256원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시중에 유통하는 일부업체의 캔맥주 평균 과세표준, 판관비이윤,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세액을 계산한 것이다.
생맥주의 경우 용량에 따른 세금 부과시(종량세) 캔맥주와 과세표준이 동일해져 이는 현재 부과되는 세금보다 다소 오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세수 중립을 가정한다하더라도 평균 60% 이상 세액이 오른다는 결론이 나오기는 어럽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한 제조사가 캔·병·생맥주를 모두 동일하게 제조해 이를 도매상에 납품하고 이를 유통하는 구조다. 종량세로 전환해 캔·병맥주와 생맥주와 세액 차이가 있다해도 (세액)감소분에 대한 절충효과로 출고가격을 조정해 가격이 대폭 인상될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주류 종류에 따른 과세율 |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