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자체 감사 적발로 배상…해당 직원 퇴사"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7000만원에 벤츠 E300 모델을 지인을 통해 1000만원을 할인 받아 구매했다. 10%가 조금 넘는 할인이다.
김 씨는 최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부인이 벤츠 E300 모델을 40% 넘게 할인 받았다는 소식과 관련 "아는 헬스 코치의 삼촌을 통해 어렵게 어렵게 최대 10% 정도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구입을 했는데, 40%라니 좀 허탈하다"고 말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부인 박 모씨가 벤츠 E300 모델을 41.6% 할인 받았다는 소식에 일반 소비자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판매사인 더클래스효성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수입차 업계에선 의아하단 반응이다.
17일 수입차업계와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박 모씨가 할인 받은 차량은 벤츠 E300 신형 모델이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고, 차 가격은 6000만~1억원대다.
벤츠 E300 [사진=벤츠코리아] |
박 씨의 신형 벤츠E300의 신차 출고 가격은 7930만원이다. 추 의원에 따르면 박씨는 당사 지원금, 재구매 지원금, 고객 지원금 명목으로 3320만원을 할인 받아 4650만원에 구입했다. 추 의원은 "이 제품의 회사 마진율이 12%인 점을 감안했을 때 41.6% 할인율은 말도 안된다"며 "일반 소비자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수입차업계에선 통상 벤츠나 BMW, 아우디 같은 고급 수입차의 할인폭을 최대 15% 정도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보통 1000만원 할인 정도가 일반적"이라며 "보통 7~8월쯤에 차량의 연식이 바뀔때 재고 소진을 위해 대폭 할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리점과 딜러마다 할인폭이 다 달라 정확한 할인율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이번 일이 딜러 개인의 일탈로 자체 감사를 통해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효성그룹에 따르면, 박 씨에게 자동차를 판매한 직원은 영업임원 김 모 상무로, 올해 5월 자체 감사에서 적발돼 정직 3개월에 평가반영 손실액 절반배상의 중징계를 받았고, 지난 9월말 퇴사했다.
김 상무는 효성 자체 감사에서 "변양균 실장의 부인이 많은 차량을 팔아줄 것 같고, 영향력이 있어 보여 싸게 해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공덕동 효성 본사 [사진=뉴스핌DB] |
아울러 더클래스효성은 김 상무가 회사 규정을 넘어 할인해준 금액(2600만원 규모)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와 김 상무에게 반반씩 배상하도록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효성그룹이 박 씨 뿐아니라 정부 고위층에 대해 평소 차량을 대폭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니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세금포탈혐의로, 조현준 회장은 증여세 포탈혐의로 각각 재판이 진행중이다.
추혜선 의원은 "고위층이 망라된 'VIP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제보도 들어왔다"며 "재벌‧대기업이 권력과 그 주변을 관리하는 은밀하고도 정교한 방법 중 하나로, 이런 특권과 반칙을 없애자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던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배기영 더클래스효성 대표를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VIP리스트는 1억짜리 차를 주변에 소개해줄 수 있는 고객관리용 리트스로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정부기관이나 청와대용 VIP 리스트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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