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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만으로 ‘2차원 반도체’ 전도도 10만배 높였다..집적회로 상용화에 응용

기사입력 : 2018년09월14일 00:00

최종수정 : 2018년09월14일 00:00

IBS, 레이저로 원자두께 반도체 도핑 이어 단일 집적회로도 구현
수초내 대면적 도핑 가능해 ‘쉽고 경제적’ 평가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원자 두께로 얇은, 이른바 ‘원자층 2차원 반도체’는 차세대 반도체로 손꼽힌다. 둘둘 말리는 전자기기, 사물인터넷(IoT) 전자부품, 극초소형 컴퓨터를 구현할 핵심 소재다. 하지만 고성능 회로를 만드는 기술이 없어 상용화가 어려웠는데 국내 연구진이 수 초 레이저를 쏘는 것만으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14일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에 따르면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연구단' 조문호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에 빛을 쪼이면 스스로 도핑(doping)이 되는 ‘레이저 도핑’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2차원 반도체 단일 집적회로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단일 집적회로란 한 가지 물질에 반도체 회로가 구성되는 집적회로를 말한다. 

 
[그림] 2차원 반도체 ‘레이저 도핑’ 모식도 : 이텔루륨화몰리브덴(MoTe2) 기반 원자층 2차원 반도체 소자의 금 전극 위에 가시광선 영역(초록색)의 레이저를 조사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레이저가 조사된 부분에는 원자결함이 형성되고, 이 공간에 공기 중 산소의 정공이 채워진다. 레이저 도핑으로 인해 외부 불순물 주입 없이도 반도체는 정공이 많은 형태인 P-형으로 도핑된다. 2018.09.13. [자료=IBS]  

이번 연구결과는 전자 소자 분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도핑은 일종의 불순물을 주입해 반도체의 전도율을 증가시키는 공정으로 전자기기 제작에 필수적이다. 

상용화한 전자기기는 액체나 기체 상태의 이온을 주입해 도핑한다. 하지만 원자 두께로 얇은 2차원 반도체에 불순물을 주입할 경우 깨질 가능성이 있고, 농도를 섬세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인위적 불순물을 주입하지 않고도 가시광선 조사를 통해 원자층 2차원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의 p-형 도핑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반도체를 관찰, 전자가 많은 형태의 n-형 반도체에 초록색 레이저 빛을 수 초간 조사했다. 레이저가 조사된 반도체 표면과 내부에는 국소적인 원자 결함이 생겼다. 이후 결함이 생긴 공간으로 공기 중의 산소로부터 정공(hole)이 주입되며 최종적으로 정공이 많은 p-형으로 도핑됐다. 

연구팀은 빛의 세기와 조사 시간을 조절해 도핑 농도를 제어하는 데도 성공했다. 정공의 농도에 따라 반도체 소자의 전도도는 최대 10만 배까지 높아졌다. 

이번에 개발된 레이저 도핑 공정은 대기 중에서 수 초 내 대면적 도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도핑 기술에 비해 쉽고 경제적이며 집적회로 상용화 기술에 곧바로 응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어 연구팀은 개발한 도핑 공정을 이용해 다양한 2차원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원자층 2차원 반도체를 재료로 도핑하고, 실제 회로 구현으로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제작된 반도체 회로는 매우 우수한 전류 증폭 성능을 보였다.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연구단' 조문호 부연구단장 2018.09.13 [자료=IBS]

조문호 부연구단장은 “반도체 물질과 빛의 상호 작용에 대한 기초과학 연구가 차세대 반도체 회로 응용기술로 바로 환원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kimy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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