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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式 어법?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지배한 6개의 단어

기사입력 : 2018년09월04일 11:33

최종수정 : 2018년09월04일 11:59

'한강의 기적', '헬조선'으로 보수층·청년층 끌어안기
'소득주도성장' 힘 빼고 '포용적 성장' 강조.."4만달러 시대"
최저임금 논란에 "'전환의 계곡' 함께 넘어가자"
'광주형 일자리'와 '한반도 신경제'로 미래먹거리 투트랙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6년 만에 당 대표로 귀환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크게 다섯가지 분야를 다뤘다. 경제 전반, 을(乙)의 눈물, 적폐청산, 지방분권, 한반도 평화다.

분야 자체는 평범했지만 도드라지는 몇 가지 어휘들을 이용해 자신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한강의 기적', '헬조선',  '포용적 성장', '전환의 계곡', '광주형 일자리', '한반도 신경제' 등이다.

이 대표가 이 어휘들로 어떻게 의회와 국민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는지 살펴보자.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04 kilroy023@newspim.com

'한강의 기적'으로 연설 시작, 보수층·노년층 끌어안기

그는 연설 서두에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우리 국민은 쉼 없이 일했다. 수많은 인권 문제, 부의 양극화, 수도권 집중현상이 벌어졌지만 내일은 오늘 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산업화 신화를 가리키는 '한강의 기적'이란 단어를 통해 '정말 열심히 산' 노년층과 보수층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

문재인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적폐청산을 2년째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이것이 과거 우리 현대사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는 '헬조선'이란 익숙한 신조어를 끌어들여 녹록치 않은 청년층의 현실을 직시했다.

"위대한 시민의 힘이 넘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인데, 사회 곳곳이 불안과 불신의 벽에 막혀있다. 우리 청년들은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 스스럼없이 부르고 있다."

촛불혁명이란 정치적 변화가 서민과 청년층의 고단함 삶을 바꿔주지 못한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정한 부분이다.

이에 '문제는 경제'라는 오래된 화두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이 대표의 연설 전반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18.09.04 kilroy023@newspim.com

‘소득주도 성장’ 힘빼고 ‘포용적 성장’ 강조

그가 꺼내든 해법은 '포용적 성장'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연설 내내 한 번만 등장했고 대신 '포용적 성장'이 네 번 언급됐다.

두 개념 모두 분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하지만 분배가 성장까지 가져온다는 '소득주도 성장'에 비해 '포용적 성장'은 성장과 분배를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다소 중화된 개념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김소영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노동정책이나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 즉 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것으로 분배가 성장의 주요요인이고 분배 해결을 통해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반해 포용적 성장은 훨씬 더 약한 느낌"이라며 "분배를 해결하면서 성장을 해야 하고 분배가 성장에 도움이 약간 될 수 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논란 정면돌파 “전환의 계곡, 지나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전환의 계곡(valley of transition)'이란 단어를 끌어들였다. 이는 어떤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아울러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중소혁신기업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을 지칭하기도 한다.

즉 소득주도성장이 안착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고통이 수반되지만,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일 당정청은 청와대에 모여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이므로 그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수반되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당정청은 고통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 된 경제정책의 속도 높여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대전환의 계곡을 함께 넘어가자"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04 kilroy023@newspim.com

“광주형 일자리 성공시켜 군산형·부울경형 일자리 추진”

이 대표는 또 이번 연설에서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지방분권을 재차 속도감 있게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지방 소멸론'을 거론하며 망가진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결책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강조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방의 극심한 고용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물가 수준을 감안, '적정(반값)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노사정 합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모델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어 이렇게 불린다.

일부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지방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 대표는 "반드시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켜 군산형 일자리, 부산형 일자리, 울산형 일자리, 경남형 일자리 등 지역특성에 맞는 경제적 돌파구를 열겠다"고 연설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신경제'다. 이 대표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경제모델을 주장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신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종식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에 대한 투자와 개발 등 남북경제협력이,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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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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