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신흥국 매도세, 상품 시장으로 번져…"中 성장 둔화 신호"

기사입력 : 2018년08월20일 14:21

최종수정 : 2018년08월20일 14:29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신흥국 시장의 매도세가 상품 시장으로 번지면서 구리와 원유 가격이 일제히 타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지 통화 하락의 연쇄 효과나 투기 세력의 위험 포지션 청산 때문이 아니라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 때문이라는 걸 신호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산업용금속지수에 따르면 산업용 금속 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 4월 고점에서 19% 하락해 기술적으로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주 구리 가격은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고 니켈과 아연, 알루미늄 등은 가파르게 떨어졌다. 콩코드리소시즈의 마크 핸슨 상품 트레이더 책임자는 악재가 겹쳤다며 "미래 수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터키 리라화 [사진=블룸버그]

트레이더들은 중국의 상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터키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품 가격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갈등 악화 등으로 인한 자국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를 부양할지에 달려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의 상품 수입 여력은 크게 줄었다. 무역 갈등 등에 의한 달러화 강세로 중국 기업의 수입 비용이 커졌고 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 정책으로 민간 기업의 신용 접근성은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년간 그림자은행과 P2P 대출 등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신용 확장 단속에 나섰다.

홍콩에 위치한 선물 브로커인 브랜드 파이낸셜의 존 브라우닝 매니징 디렉터는 기업 고객들이 자신에게 신용 접근이 어렵다고 말한다며 "이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이들은 금속 선물 수요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으며 이는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의 대규모 매도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리 매도는 중국 경제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자세"라며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한 구리 가격에 즉각적인 상방 여력은 없다"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의 하락도 상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신흥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광산 기업들의 생산 비용은 낮아지고 이들은 공급을 추가로 늘릴 수 있게 된다.

머천트커머더티펀드의 더그 킹 매니저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내려가면 신흥 시장의 많은 부분인 천연자원 생산업체는 상품에 대해 달러로 받기 때문에 생산을 늘리려 할 것"이라며 따라서 통화 절하는 공급량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는 중국이 신용 접근을 더욱 완화하고 경제와 통화를 부양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한다. 이들은 중국의 부동산과 건설 시장이 여전히 견실한 상황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JP모간자산운용의 닐 그레그슨 펀드 매니저는 "고정자산투자와 건설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수요를 개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레그슨 매니저는 거래 빈도가 낮은 상품들에선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지 않았는데, 이는 수요 근본적으로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석탄 가격은 현재 6년 만에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철광석과 바나듐 같은 철강 관련 상품도 상승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철도 투자 등은 올해 남은 기간 강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레그슨 매니저는 최근 금속 가격 움직임은 단기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금속 가격의 성과가 선물 거래의 포지션 되감기에 기인하는데, 이는 매크로 뉴스보다 더 빠르게 반응한 결과"라며 "달러와 구리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 사람들이 달러에 긍정적이라면 그들은 구리를 판다"고 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계약수는 2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FT는 헤지펀드와 트레이더들이 원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서 성장 둔화에 대한 위험이 늘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면 추가적인 매도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킹 매니저는 현재 신흥국 통화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