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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자민당 총재 3선 유력...걸림돌은?

기사입력 : 2018년08월10일 08:01

최종수정 : 2018년08월10일 08:07

호소다파·아소파·니카이파에 기시다파까지 가세
자민당 의원의 70%가 아베 총리의 3선 지지
고이즈미 신지로 출마하면 전세 역전 가능성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3선이 유력해졌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게 된다.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면 2021년까지 총리 직을 이어갈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리토모(森友)학원·가케(加計)학원 문제 등 잇따른 사학비리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자민당 총재 3선 시나리오에도 적신호가 켜졌던 아베 총리였다.

하지만 이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등 아베 총리의 외교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율을 뒷받침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다. 아베 내각은 이를 외교적 성과로 강조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6월 말 발표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2%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비지지율은 42%로 지난달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비지지율을 앞지른 것은 4개월 만의 일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국제 감각이 있다”가 3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안정감이 있다”(36%), “지도력이 있다”(22%) 순이었다. 아베 총리 주변에서도 외교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면 아베 총리의 총재 3선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총재 선거 후보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정상 외교는 현역 총리밖에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을 총재 선거를 위한 선거 운동”으로 규정할 정도였다.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자민당의 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개최한 강연회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담소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아베 총리의 총재 3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자민당 의원 71.6%, 아베 3선 지지

일본 언론에서 ‘아베 총리 유력’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 아베 총리 지지를 선언하면서부터이다.

자민당 내 4번째로 큰 파벌인 기시다파(48명)를 이끌며 ‘포스트 아베’로 불려왔던 기시다 정조회장은 7월 24일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며 3선에 도전하는 아베 총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서일본 폭우나 대미 외교 등) 여러 가지 정치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속해 있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94명) 외에 아소(麻生)파(59명)와 니카이(二階)파(44명)가 이미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기시다파의 지지까지 얻으면서 아베 총리는 선거전에서 큰 우위를 점하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이 8월 초 발표한 조사에서도 자민당 의원의 70% 이상이 아베 총리의 3선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 조사에 따르면 이미 아베 총리 지지를 표명한 4개 파벌을 비롯해 290명의 의원이 아베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민당 소속 의원 405명 중 71.6%에 해당한다.

아베 총리와 사실상 양자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25명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도 2표에 그치며 아베 총리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승기를 굳히기 위해 지방표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1인 1표로 진행되는 의원 투표(405표)와 47개 각 도도부현(都道府県)에 배정된 405표의 지방표를 합쳐 810표로 경쟁을 치른다.

지난 2012년 총재 선거 당시 아베 총리는 지방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크게 패하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번에는 지방표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미리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4일 사이타마(埼玉)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사이타마현지부 연합회에선 ‘아베 총재 타운미팅’이 열렸다. 당원 350명을 앞두고 아베 총리는 일하는 방식 개혁법 통과 등의 실적을 언급하면서 스스로가 ‘선거의 얼굴’임을 어필했다.

이에 앞서서는 사이타마시에서 열린 철도박물관 신관 개관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평소 철도 매니아로 국민들로부터 친근감을 사고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시바파의 한 의원은 “철도 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따라하기’ 전략 아니냐”라고 경계했다.

아베 총리는 4월 이후 오사카(大阪)부, 홋카이도(北海道), 시가(滋賀)현, 사이타마현, 가고시마(鹿児島)현, 미야자키(宮崎)현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아베 총리가 방문한 6개 지역은 지난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패했거나 비슷한 표를 획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아베 총리가 지방표 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이번 총재 선거부터 지방표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당원과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의원들의 2차 투표로 당락을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규정이 바뀌어 2차 투표에서도 의원표와 함께 47개 도도부현에 1표씩 배정된 지방표가 반영된다. 다시 말해 47표의 지방표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얘기다.

2012년 선거 때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1차 투표에서 지방표의 절반 이상을 얻으며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넘기지 못했고, 이어 치러진 2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가 19표 차이로 승리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총재 3의 길에 걸림돌은?

그럼 아베 총리의 3선 가도에 걸림돌은 없는 것일까. 현재로선 없는 듯하다.

굳이 한 가지를 꼽는다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의 출마이다.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의 차남이다. 지난 2007년 아버지의 비서로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9년 제45회 중의원 선거에서 아버지의 지역구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제11구에서 당선됐다. 현재 아버지와 함께 정책 등 여러 면에서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이다.

일단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이번 총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마음을 바꿔 출마에 나설 경우 형세는 단번에 역전될 수 있다.

그간 각 언론의 조사에서 고이즈미 부간사장과 아베 총리는 선두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각축을 벌여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7월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27%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고, 아베 총리는 26%로 2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였던 6월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가 30%의 지지율을 얻으며, 고이즈미 부간사장(26%)을 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5월 조사에서는 반대로 고이즈미 부간사장이 28%를 차지하며, 아베 총리(24%)를 4%포인트 차이로 누른 바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세 번의 조사에서 모두 20% 초반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 조사인 정치정보사이트 ‘선거 닷컴’(7월 27일)의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부간사장이 29.8%로 1위, 아베 총리가 29.5%로 2위를 기록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9%의 응답을 얻었다.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고이즈미 부간사장이 장래 총리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서도 ‘고이즈미 대망론’은 좀 더 뒤의 일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고이즈미 대망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저널리스트 스즈키 테츠오(鈴木哲夫)는 “나는 일찍부터 ‘2021년 신지로 궐기설’을 주장해 왔다. 신지로는 2011년 나에게 ‘동일본 대지진으로 입은 상처와 폐색감을 10년 안에 매듭짓고 싶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은 올림픽 특수가 끝나면서 경기가 후퇴할 수 있다. 그 때에 중심 세대가 되는 신지로가 새 정권 구상을 내걸고 궐기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그는 궐기 타이밍을 앞당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자민당의 소장파 의원 약 30명으로 구성된 ‘2020년 이후 경제 사회 구상 회의’를 발족하고 회장 대행에 취임했다. 나아가 7월 5일에는 초당파적으로 국회 개혁을 추진하는 ‘헤이세이(平成) 내에 중의원 개혁 실현 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야당에서도 중견·신진 의원이 참석했으며, 그 수는 약 100명에 달했다.

또 6월 니가타(新潟)현 지사 선거에서는 자민당 후보의 유세 지원에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정치 기자는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9월 총재 선거를 노리고 반역의 정계 개편 팀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부간사장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최근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지난 4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퇴진을 종용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고이즈미 전 총리와 고이즈미 부간사장 두 사람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은 어쩌면 ‘신지로 출마’의 포석인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정황 증거가 고이즈미 부간사장의 총재 선거 출마를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아버지처럼 분위기를 읽는 데 매우 뛰어나다. 총재 선거 직전에 ‘정말 2021년까지 아베 정권으로 괜찮겠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총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가 출마하면 아베 총리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며, 단숨에 형세가 역전되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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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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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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