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시점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주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현존하고 있는 핵 무기와 시설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은데다가 완전한 검증과 체계적인 비핵화 단계에 대한 레이아웃 없이는 의미없는 대화만 오갈 거란 설명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의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은 이날 VOA에 "(지난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실질적인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과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회담을 가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김정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 무기 프로그램과 시설에 대한 완전한 재고 목록을 공개하고 IAEA가 현장 검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한 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를 보내오자 김 국무위원장과 2차 회담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신(김정은)을 곧 만나길 나는 고대한다!"고 트윗했다.
존 볼턴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의 손을 빌려 리용호 북한 외무상 편으로 김정은에 보내는 서한을 보냈다며 서한에는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알렸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기금 부회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지만 "북미정상회담 공동 선언문 이후 매우 대단찮은 북한의 행동"을 감안하면 "2차 회담에 대한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차 회담이 진행되거나 성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에서 국제문제그룹 책임자를 맡고 있는 켄 가우스는 김정은이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거의 두 달이 지난 현재 실질적인 비핵화 단계는 이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우스는 북한이 지금까지 되돌릴 수 있고, 검증 불가능한 단계만 밟아왔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탄도미사일 엔진을 개발한 장소인 소해 위성발사기지 해체가 바로 그 되돌릴 수 있고, 검증 불가능한 조치이며 풍계리 핵실험장 해제의 경우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3일 북한이 추가적으로 소해 현장에서 추가 해체작업을 진행하는 듯한 위성 이미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상원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팔 카네기국제평화기금 부회장은 만일 트럼프가 김정은과 2차 회담을 할 계획이라면 "1차 때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어야할 것이며 더욱 체계적이고 결과에 대한 사전협의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전 협의란 핵무기와 시설 해체와 그 과정에서의 검증 합의를 북한으로부터 선언문 형태로 받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팔은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단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북한이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작은 제츠처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을 우려스럽다고 표현했다. 북한은 미국에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조약에 서명하길 바라고 있다.
가우스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 유지를 통한 생존이라는 매우 강한 명분을 가지고 있고 미국을 "주적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평화적 정권에 대한 신뢰와 신임"을 쌓아 북한의 이 명분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일단 그런 위협을 없애면 그들의 정당화도 없어질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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