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각 불신임결의안 추진
마크롱, 지지율 32%…지난해 9월 이후 역대 최저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보좌관의 시민 폭행으로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여당 의원들에게 사건의 책임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며 사과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5월 노동절에 일어난 대통령 보좌관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마크롱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제 1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내각 불신임결의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통신은 야당의 내각 불신임결의안이 마크롱을 끌어내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 행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 옆에 포착된 알렉상드르 베날라 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5월 파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시위 진압용 경찰 헬멧을 쓴 남성이 시민 두 명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후 화제가 됐다. 두 달 후 프랑스 언론 르몽드에 의해 폭행 가해 남성이 현직 대통령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26)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보좌관이 '정직 15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뒤 복직한 사실이 알려져, 대통령 측근이 법 위에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시민들은 엘리제궁의 사건 대처 방식이 마크롱과 시민들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물의를 일으킨 보좌관은 언론 보도 이후 지난 20일 해고됐지만, 사건은 여전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뒤늦게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건 방지를 위해 대통령실의 전면 개편을 지시한 데 이어 24일 소속 정당인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은 내가 혼자 감당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의 사과 발언은 공식 석상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발언을 하는 영상은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소셜 미디어상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 프랑스 야당의원 내각 불신임결의안 추진
물의를 일으킨 보좌관의 해고 조치와 마크롱 대통령의 잘못 인정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은 내각 불신임결의안을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크리스티앙 자코브 대표도 기자들 앞에서 "정부는 실패했으며, 의회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4일 의회에서 야당의 내각 불신임결의안 추진을 두고 "(엘리제궁의 초기 대처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번 사건은 한 사람이 일으킨 사건이지 국가적인 스캔들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내각 불신임결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이 이끄는 앙마르슈가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 577석 가운데 과반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편 르몽드 보도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24일 공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6월보다 4%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역대 최저로 추락한 수치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엘라베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80%의 프랑스 시민들이 폭행 사건에 충격받았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