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지지율 40%대 밑으로 하락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대통령 현직 보좌관의 시민 폭행으로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엘리제궁의 대대적 개편을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엘리제궁의 잘못된 대처를 인정하고,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쇄신을 지시했다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5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에서 포착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현직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 엘리제궁은 이날 보좌관이 시위 관찰 목적으로 집회 현장에 나갔다고 해명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5월 파리 시내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시위 진압용 경찰 헬멧을 쓴 남성이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됐다. 영상은 경찰 헬멧을 쓴 남성이 한 여성을 끌고 가 구타하는 데 이어 경찰에게 이미 진압당한 남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영상은 이후 소셜 미디어상에서 공유돼 화제가 됐지만, 폭행 가해자의 신분은 두 달 넘게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리고 지난 18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의해 폭행 가해 남성이 현직 대통령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라는 사실이 폭로됐다.
이후 보좌관이 사건 직후 '정직 15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사실까지 밝혀져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시민들의 공분을 샀으며, 여야를 불문하고 엘리제궁을 향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공화당 대표 로랑 보키에도 유럽 라디오1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은 충격적"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수행원들이 마치 법 위에 있는 것 같다"고 엘리제궁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자 엘리제궁의 브뤼노 로제프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보좌관이 당시 '시위 관찰 목적'으로 집회 현장에 나갔다고 해명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20일 해당 보좌관의 해임을 발표했지만, 사건을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마크롱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져 40%대 밑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크롱은 22일 폭행 사건과 관련 논의를 위해 몇몇 정부 관료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소식통은 마크롱이 "보좌관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고, 충격적이다"며 "수행원 중 누구라도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건 직후 엘리제궁의 잘못된 대처를 인정하며, 알렉시스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이같은 사건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대통령실의 개편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의를 일으킨 보좌관은 지난 20일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프랑스 의회에서는 솜방망이 처벌과 엘리제궁의 신속한 사법 처리 실패를 지적하며, 사건 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에도 나섰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