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EU 집행위원장, 트럼프 만나 무역긴장 완화 기대
EU, 일방적 양보는 않겠다는 입장..협상 타결 비관
EU, 미국의 수입차 관세 대비 보복조치 이미 마련 중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수입차 관세 결정 이전에 무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지 상대의 입장을 타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전면적 무역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이미 자리 잡으면서, EU는 보복관세 대상이 될 미국산 수입품 목록을 이미 작성하고 있다.
한 EU 고위 관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100억유로(약 13조2805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20%의 고율관세를 물리거나 180억유로 규모의 보다 다양한 수입품에 이보다 낮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보복관세 대상 품목은 건설장비부터 여행가방, 복사기까지 다양하다.
융커 위원장의 방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유로 규모의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에 2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위협했고, 최근에는 강도를 더욱 높여 EU를 ‘미국을 이용하는 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융커 위원장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할 체칠리아 말름스트롬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주 “(이번 방문은)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라며 “동맹, 파트너의 입장에서 논의할 것이며 미 의회 의원 및 행정부 관료들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세계 주요 자동차 수출국 간 ‘복수국간’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는 협정을 체결하거나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다양한 산업재의 관세를 낮추는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EU가 제안한 국제적 협상에 트럼프 행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EU 회원국들과 관료들은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또한 EU 내 회원국마다 각기 다른 입장을 조율해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대다수 회원국은 위협에 굴복해 협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하고 수입차 관세 위협도 거둬야 세부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면 자동차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은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해 다른 회원국보다 덜 강경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주 “무역전쟁은 전 세계 번영에 실질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다만 EU 회원국들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위원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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