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몬테네그로를 트집 잡아 나토의 집단 방어 의무를 또다시 물고 늘어져 러시아를 두둔한다는 논란이 다시금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친(親) 트럼프 성향인 보수 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앵커 터커 칼슨이 ‘내 아들이 왜 몬테네그로를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무슨 말인지 안다. 나도 같은 의문을 품어왔다”고 답했다.
이어 “몬테네그로는 매우 작은 나라지만 국민이 매우 강하다. 이들은 공격적이다. 이들은 (공격을 받으면) 공격할 것이다. 그러면 3차대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발언은 나토 집단 방위 원칙을 기술한 조약 5조를 겨냥한 발언이다. 조약 5조는 “개별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과거 냉전시대 구소련의 침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구소련이 해체된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을 위협하는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들의 방위비 문제를 일관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지만, 하필 러시아와 긴장 관계에 놓여 있는 몬테네그로를 거론해 또 러시아를 두둔하고 있는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푸틴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앤드루 S. 와이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소국 몬테네그로가 3차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란코 크리보카피치 몬테네그로 전 대통령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가장 이상한 미국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이 외교정책에 대해 이처럼 몰상식하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비난했다.
몬테네그로는 러시아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해 나토에 가입했으며 이후 유럽연합(EU) 가입까지 추진하는 등 친서방 행보를 보여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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