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대도시 집중현상 시정해야" vs 도쿄 "이미 시정했다"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지방법인세를 둘러싸고 일본 정부와 도쿄도(東京都)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19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총무성은 내년도 세제개정을 통해 대도시에 편중된 법인세수를 현행보다 더 많이 지방 지자체에 분배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쿄도는 "이미 두 차례 시정하지 않았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다 세이코 총무상(좌)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모든 지자체에 생기를" VS "이미 두 차례 시정했다"
"세수 편중은 이미 시정했습니다. 해결된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난달 15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지사는 일본 총무성에서 열린 지자체과세 회의에 참가해 불만을 드러냈다.
3주 전 총무성이 새로 설치한 전문가 검토회가 발단이었다. 해당 검토회는 대도시에 집중된 지방법인세(법인주민세와 법인사업세) 세수를 현행보다 많이 지방으로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은 해당 검토회에 대해 "세원이 풍부한 대도시만 발전해나갈 게 아니라, 모든 지자체에 생기가 도는 게 중요하다"며 지방법인세 배분 강화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고이케 도지사는 "법인세 편중현상은 이미 해결된 일"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검토회가 개설되기 앞서 두 차례나 법인세 편중을 시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법인세 중 법인사업세의 일부는 인구수와 종업원수에 비례해 지방 지자체에 배분하고 있다. 법인주민세 일부도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에 지방교부세 교부금으로 가고 있다.
이에 2016년도 기준 도쿄에서 지방 지자체로 약 4000억엔(약 4조원) 정도가 나가고 있다. 도쿄도의 지방법인세 세수는 1조9000억엔이다.
그럼에도 총무성은 지방법인세를 더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지방 간 재정격차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구 1인 당 지방법인세 세수가 가장 많은 도쿄도와 가장 적은 나라현(奈良県)의 차이는 6.1배에 달한다.
◆ "도민의 세금 뺏기고 있다" 애타는 도쿄
위기감이 드리워진 도쿄도는 전방위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엔 "도민의 세금을 뺏기고 있다"는 책자를 만들었다. 해당 책자는 "30년간 5조엔의 재원을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엔 저널리스트 다하라 소이치로(田原総一朗)를 비롯한 저명인들을 불러 검토회를 마련했다. 도쿄도에 대한 지지를 넓혀 정부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신문은 "도쿄 외의 지자체는 세수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도쿄의 승산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전국 지사모임의 지방세 재정상임위원회는 지방법인세 수정을 요구하는 제언안을 공표하면서 "인구·대기업 등이 대도시에 집중되는 가운데 재정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이케 지사도 이를 두고 "46대 1(일본의 지자체는 전부 47개)의 구도가 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