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컬처톡] 낯섦에서 오는 공포와 자아성찰…연극 '낯선 사람'

기사입력 : 2018년07월19일 09:24

최종수정 : 2018년07월19일 13:54

오스트리아 아르투어 슈니츨러 미완성 소설 '의화단 운동' 모티브
오는 2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러시아의 문예학자 빅토르 쉬클로프스키(Shklovsky, V.)는 문학 언어와 일상 언어를 구분하며 '낯설게 하기'의 방식을 처음 사용했다. 대상을 친숙하지 않게 만들고, 형태를 난해하게 만들고, 지각 과정을 곤란하고 길어지게 하는 것으로, '이상하게 만들기(make strange)'를 의미한다. 일상화되고 반복돼 참신하지 않은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연극 '낯선 사람' [사진=(c)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_최윤정]

그러나 문학을 벗어난 삶 속에서 '낯설게 하기'는 우리에게 일종의 '공포'를 안긴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고 자연스럽게 행해지던, 혹은 생각되었던 무언가가 정해진 틀을 벗어남으로써 심리적인 불안을 발생시킨다. 확신을 가지고 옳다고 믿어왔던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움의 미학이 아닌 무지에서 오는 섬뜩함을 느끼게 되는 것. 만약 그 대상이 나 자신이라면, 의심하고 회피하고 좌절하다 결국 무너지지 않을까.

극단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의 연극 '낯선 사람'(연출 임형진)은 이러한 '낯설다'는 개념이 자본주의 환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규정되는지, 또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을 통해 지금까지 밀착된 안정감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둘 것을 제안하며, 심리적 이탈과 불일치를 통해 개인 내면 속 또다른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연극 '낯선 사람' [사진=(c)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_최윤정]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자 희곡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미완성 소설 '의화단 운동(Boxeraufstand)'을 모티브로 재창작했다. 20세기 초 중국을 배경으로, 의화단 운동에 참여한 젊은 중국인 혁명가 천샤오보(안병찬)와 그를 잡은 오스트리아 연합군 장교 울리히(김정환)의 이야기와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가 된 천샤오보와 그의 손녀 바넷사린(오다애)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울리히는 사형을 앞뒀음에도 불구하고 곧은 자세로 의연하게 소설을 읽는 천샤오보의 태도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동안 수많은 사형 집행을 행했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에 울리히는 상부에 강력하게 건의해 천샤오보를 살려준다. 공포인지 경이인지 동정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울리히의 감성과 이성에 충돌을 일으켜 변화시킨 것은 결국 천샤오보의 '낯설음'이다.

연극 '낯선 사람' [사진=(c)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_최윤정]

가까스로 살아난 천샤오보는 이후,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를 연습하는 손녀와 리웨이(한진만)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죽을 뻔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비현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천샤오보만이 아니다. 과거의 영광만 바라보며 자신을 천샤오보라 생각하는 늙은 울리히 또한 마찬가지다. 묘하게 닮은 두 사람을 보며 관객은 모호함을 느끼게 되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무대는 매우 심플하다. 가구와 벽면과 바닥이 모두 하얀 공간의 중앙을 잔디가 가로지르고 그 뒤쪽에 나무 기둥과 철조망이 위치해 있다. 최소한의 소품이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무대를 꽉 채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른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안병찬을 비롯해 강렬한 에너지의 김정환, 이들을 자연스럽게 잇는 오다애, 실제 오페라 가수로 연극에 처음 도전한 한진만까지 매우 인상적이다.

연극 '낯선 사람'은 오는 2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편 신분증으로 대리투표자 구속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신분증으로 대리투표를 한 선거사무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염혜수 판사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 60대 선거사무원이 1일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한 유권자가 사전투표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A씨는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한 사전투표소에서 남편의 신분증으로 투표용지를 발급받아 대리 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약 5시간 뒤 자신의 신분증으로 다시 투표했는데 동일인이 두 번 투표하는 모습을 본 참관인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강남구 보건소 소속 계약직 공무원이던 A씨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사무원으로 위촉돼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제248조는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 증명서를 위조·변조해 사용하거나 기타 사위의 방법으로 투표하거나 하게 하거나 투표를 하려고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특히 선거사무에 관계있는 공무원이 사위투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A씨를 공직선거법상 사위투표 혐의로 고발하고 사전투표 절차를 방해할 목적으로 배우자와 공모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A씨 배우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법원에 출석하며 '대리 투표가 불법인 것을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답했다. shl22@newspim.com 2025-06-01 19:37
사진
극우단체 댓글 여론 조작 의혹 [서울·청주=뉴스핌] 한태희 지혜진 기자 = 극우 단체가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반란 행위"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과의 연관성도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댓글 조작팀은 김문수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당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평택=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 생태공원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5.05.31 yooksa@newspim.com 이재명 후보는 31일 경기 평택 배다리 생태공원에서 선거 유세에서 "국민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은 사실상 반란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어 "댓글을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쓰는 행위를 용서할 수 있나"라며 "마지막 잔뿌리까지 다 찾아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댓글 조작팀이 국민의힘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 관련성이 높다는 것으로 국회의원이 그 단체를 오갔다는 말도 있고 가짜 기자회견을 함께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나라 뒤집어질 중범죄 행위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거들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충북 청주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저열한 여론조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실토하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2·3 쿠데타의 실패에도 또다시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는 극우 내란 카르텔의 여론조작을 규탄한다"면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론 조작 공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밝혀야 하며 보도에 거명된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조정훈 의원은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1일 오후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05.31 choipix16@newspim.com 국민의힘은 반박문을 내고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 미디어법률단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단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허위 사실로 해당 단체들과 국민의힘을 억지로 연관시키고 있는데 무리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법률단은 "뉴스타파와 민주당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며 "유권자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불공정 보도,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라인매체 뉴스타파는 전날 '리박스쿨'이라는 보수단체가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를 만들어 이재명·이준석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추켜세우는 댓글을 올리고 댓글을 올린 사람에게 초등학교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ace@newspim.com 2025-05-31 17: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