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에 '그날, 바다' 나레이션 참여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첫 회의…배워가는 시간
[부천=뉴스핌] 장주연 기자 = 배우 정우성이 사회적 소신 발언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배우 특별전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JUNG Woo-sung: The Star, the Actor, the Artist)’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슈화됐던 세월호 영화 ‘그날, 바다’ 내레이션 참여, 남북교류 문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정우성은 “‘그날, 바다’는 참여 과정이 너무 단순하다. 사무실로 연락이 왔다. 사무실 입장에서는 세월호를 단순한 아픔이 아닌 여러 이해가 접목된 큰 사고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담스러워했다. 저 역시 직접 연락하는 게 빠른 소통이 될 듯했다. 진실 규명에 힘써보자는 그들의 의미가 제게 전달됐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저뿐만 아니라 또래 세대는 어린 친구들에게 미안한, 감정적 부채 의식이 클 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목소리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그건 세월호가 우리에게 준 숙제라고 본다”며 “침묵하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성은 “사실 우리는 침묵하게끔 길들어져 있다. 정권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면 빨갱이 프레임이 씌워지고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도록 먹고 사는 게 바쁘게 만든다. 정치권에 바라는 걸 말할 수 없게, 자기 검열하며 조심스러워하게끔 만든 지난 시대가 있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는 누군가 행동함으로써 서서히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 정우성(왼쪽)이 1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남북영화특위) 위원 활동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5일 남북영화특위를 발족, 정우성을 비롯한 문성근, 이준익 감독 등 11인의 영화인을 위원으로 위촉하고 첫 공식 회의를 진행했다.
정우성은 “지금도 배워가는 시간이고 앞으로도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회의에 참여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 다가올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이 확립된 상태가 아니다. 또 어떤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적인 것이 맞물린 사안이 많더라. 쉬운 일이 없다. 하지만 성급한 마음으로만 다가가지 않는다면 교류라는 목적 안에서 이룰 수 있는 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오는 10월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북한 영화인을) 초대하면 어떨까 했다. 북한에서 촬영하면 보존된 아름다운 자연으로 다양한 영화적 상상력을 채울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나눴다. 물론 풀 숙제가 많아서 쉽게 빨리 진행될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다음 남북정상회담 때 문화의 영화 파트가 명확하게 들어간다면 영화 교류 협력을 순탄하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위원회의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스타, 배우, 아티스트 정우성’은 아티스트 정우성의 영화 인생을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그의 영화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총 12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특별 기자회견을 비롯해 메가토크, 기념책자 발간, 전시, 정우성 출연작의 주제곡이 포함된 OST 콘서트 등 행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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