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과거회귀형' 뮤지컬·연극 인기…무대가 옛날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기사입력 : 2018년07월05일 13:58

최종수정 : 2018년07월05일 13:58

2001년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2006년 개봉한 동명영화 원작, 남북 이야기를 전하는 '국경의 남쪽'
박신양·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 20주년 기념,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요즘 공연되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것을 넘어 옛것 그 자체를 무대 위로 올리고 있다. 적게는 12년, 많게는 20년이 넘은 예전 영화들이 연극, 뮤지컬로 변모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왜 십수 년 전 작품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일까?

◆ 과거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뮤지컬

지난달 12일 개막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연출 김민정)는 2001년 개봉한 이병헌, 故 이은주 주연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7년 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태희'와 안타까운 이별을 한 후, 그녀를 잊지 못하고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가는 남자 '인우'가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 '현빈'에게 태희를 느끼며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2012년 초연, 2013년 재연 후 5년여의 기획, 창작 기간을 거쳐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중이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연출 반능기)은 분단과 탈북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 2006년 제작된 차승원 주연, 안판석 감독의 동명영화가 원작으로, 2016년 초연된 바 있다. 정치적 이념보다 순수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정통 멜로 형식으로 풀어냈다. 오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에 캐스팅된 배우 김주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김찬호, 박정복, 전성민, 이진희, 신다은 [사진=마크923]

마지막으로 오는 12일 개막을 앞둔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연출 김지호)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그린 2인극으로, 이별을 앞두고 있는 두 남녀의 감정들을 노래처럼 표현한다. 1996년 연극으로 먼저 선보여 이듬해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1998년 박신양, 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으로, 2006년 이서진, 김정은 주연의 드라마 '연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오는 12일부터 9월21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개막한다.

◆ 아날로그 감성부터 달라진 시대 상황까지, 무대에 오를 수밖에

뮤지컬로 재탄생된 '번지점프를 하다'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여주인공 '태희' 역을 맡은 배우 임강희는 "요즘 사랑은 참 빠르다. 진득한 사랑이 없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살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그립지 않나 싶다. 이런 사랑 자체가 많이 없어서 오히려 가슴에 와닿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뮤지컬이기에 가능한 아름다운 넘버는 극의 서정성을 더욱 강조해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사진=서울예술단]

'국경의 남쪽'은 달라진 시대 상황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국경을 넘고 회담을 하는 등 남북 관계가 한층 진전됐다. 반능기 연출은 "이야기 자체가 관객들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경주' 역을 맡은 배우 하선진은 "아버지께서 이북에서 오셔서 실제로 이산 가족분들이 계시지만 그럼에도 분단이 뭔지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TV에서 남북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뭔지 모를 울컥함을 느낀 국민들이라면, 분명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조직폭력배 두목과 인텔리 의사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그린 2인극이다. 김지호 연출은 "사랑 이야기에는 시대가 없다고 생각한다. 100년 전 나태한 유럽 귀족들의 불륜 이야기도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훌륭한 고전이라고 무대에 오르는데 한국의 사랑 이야기는 왜 없을까란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요즘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가치가 많이 빛바랬다. 사랑을 빙자한 비윤리적 행위에 너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극중 여주인공은 사랑에 헌신적이지만 그럼에도 그 헌신이 맹목과 같이 않음을 표현한다"고 강조했다.

◆ 새로운 각색, 연출로 오늘날 관객들까지 잡는다

아무리 작품성, 흥행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시대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현재의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모두 작품의 각색은 기본, 새로운 넘버 추가 등의 시도로 관객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사진=세종문화회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민정 연출은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결국 시대적 변화, 감수성의 변화였다. 그래서 대본 수정이 불가피했다. 지금 보니 혐오 요소들이 많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희롱의 부분도 많았다. 대본 작업을 하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다 보고 불편한 부분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 개봉 당시 '동성애' '동반자살' 등 파격적인 소재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뮤지컬에서는 양성, 이성, 동성의 구분 없이 '영원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또한 주인공의 '조직폭력배'라는 직업, 사랑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극중 직업은 필연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부분으로, 김지호 연출은 "절대 범죄를 미화하지 않았다"며 "비도덕적 삶을 살았던 공상두'라는 인물이 도덕적 삶을 사는 '채희주'를 만나 변화하고 도덕적 삶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을 수정하기 보다 작품 대사에 담긴 철학적 요소를 함께 사유하고 연기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애썼다"고 덧붙였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정영 작가는 "초연 때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아픔이나 슬픔을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희망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올해 남북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통해 마음 속의 경계선이 흐릿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희망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예술단 공연기획 김덕기 팀장은 "서울예술단 창단부터 남북교류가 미션이었다. 최근 남북화해무드가 급진전되면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강선우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국회에 국방부, 국가보훈부, 통일부, 여성가족부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금주 내에 임명을 마무리하고 신속한 국정 안정을 꾀하기 위해 기한은 오는 24일 목요일로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7 photo@newspim.com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국회가 이 기간 내에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그로부터 열흘 이내 범위에서 기한을 정해 국회에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명을 철회했으며, 보좌진 '갑질' 등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강 후보자와 관련해 야당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도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7-22 15:52
사진
[단독] '근로감독관법' 입법 초읽기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근로감독관 직무·권한·수사권 행사 기준 등 근로감독 업무 전반에 대해 체계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근로감독관법 제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근로감독관 증원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이 대통령 대선 공약에는 임기 내 근로감독관을 최대 1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현행 근로감독에 대한 법적 근거가 근로기준법 아래 시행령과 훈령 등 단편적인 수준에 불과한 만큼, 증원에 앞서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감독관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번주 발의를 마무리하고 국회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회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7 photo@newspim.com 제정안은 근로감독의 내용과 감독관의 책임 및 권한 등을 명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복 위반 및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한 즉각적 수사 착수 기준을 밝히고, 정기·수시·특별감독 유형 구분과 감독결과에 대한 처리기준을 명문화했다. 근로감독행정 정보시스템 및 노동행정포털 구축 등 디지털 행정 기반 마련, 권리구제지원관 도입 등 근로감독 역량 강화를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 근거도 포함했다. 전문가들은 근로감독관 증원, 근로감독권 지방 이양 등 근로감독 관련 대통령 공약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법체계 정비가 먼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행 법체계를 보면 근로감독관에 대한 법적 근거는 근로기준법 아래 시행령인 '근로감독관 규정'이 가장 상위 법령이고, 그 아래 시행규칙인 '근로감독관증 규칙'과 훈령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등 단편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근로감독 내용과 감독관 권한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감독관 증원 및 위험 사업장 불시 단속 필요성을 반복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는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위험 사업장 불시 단속과 이를 위한 근로감독관 대폭 증원 등을 지시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산업안전 업무를 담당할 근로감독관을 300명 정도라도 신속하게 충원해 예방적 차원의 현장 점검을 불시에 상시적으로 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구체적 증원 규모까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근로감독관 확대를 추진하는데는 근로감독관 인력 부족이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노동사건은 급격히 증가하는데 반해, 이를 조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분야를 다루는 근로감독관 수는 2236명으로 지난 2019년 이후 정체 현상이 뚜렷하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감독관과 더불어 이들이 2~3년마다 순환 근무하는 노동위원회 조사관의 업무가 증폭하고 있어 인원 확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근로감독) 권한 일부를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등의 논의도 있다"며 "이런 부분이 현행 체제로는 가능하지 않아 법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번 제정안을 두고 "독자적인 근로감독법을 제정한다면 근로감독이라는 행정권한의 위상이 법적으로 확립될 것"이라며 "노동행정의 실행력이 강화될 뿐 아니라 일선 근로감독관의 전문성 제고와 집행의 일관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7-21 18:0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