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천일염에서 극호염성·호열성 고균 발굴
염도 10% 이상·섭씨 66도 극한 환경도 생존 가능...산업적 활용가치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김치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천일염에서 극한 환경에도 생존과 증식이 가능해 산업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미생물을 발견했다.
5일 정부출연연구기관 세계김치연구소(소장 하재호)에 따르면 이 연구소 연구개발본부 노성운 박사 연구팀은 천일염에서 얻은 극호염성 고균(나트리네마 속 CBA1119T)이 열에 잘 견디는 호열성(好熱性) 고균임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개발본부 노성운(왼쪽) 박사(교신저자), 김연비 연수학생(제1저자) [사진=세계김치연구소] |
새로 확인된 고균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도 생존과 증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고균은 진화 초기 단계의 미생물이다. 세균과 같이 핵이 없는 원핵생물을 가리키며 극한 환경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한 고균은 35∼45℃에서 잘 자라는 보통의 극호염성 고균과는 달리 50∼55℃의 높은 온도에서 가장 잘 자랄 뿐만 아니라 66℃의 고온에서도 생존, 증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지난 5월 발표됐다.
신종 미생물 극호염성 고균 발견 [자료=세계김치연구소] |
일반적으로 극호염성 고균은 소금 농도가 20% 이상인 고염 환경에서 잘 자란다. 염전, 젓갈과 같은 발효 식품 등에서 발견되는 것은 그래서다. 극호염성 고균은 극한 환경에서 생존, 증식할 수 있어 산업적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와 같은 생존 메커니즘 등 고균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이번 연구에서 노 박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찾아낸 고균이 호염성 고균 중에서 세 번째로 큰 유전체 크기를 가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새 고균이 다른 고균과는 다르게 특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함께 확인한 연구결과도 얻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체 정보는 산업적 가치가 높은 극한 미생물의 특이 유전자의 해독과 극한 환경의 적응 분석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