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2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자 일본도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일본이 활용할 수 있는 협상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런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곧바로 나왔다.
EU를 겨냥한 발언이지만,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일본 자동차에도 관세 인상의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일본 제조사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놀랐다"며 "일본에 대한 관세 인상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5월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게 수입 자동차 및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에서 만든 수입산 승용차(passenger car)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일각에선 조사결과에 따라 수입차 관세가 최대 2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이 1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에서 합동기자회견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관세가 큰 폭으로 올라갈 경우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40%를 차지하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입을 타격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일본 자동차공업회 회장인 토요타 아키오(豊田章男) 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는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일본에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거나 일본 기업의 미국 투자확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미국과 일본이 무역 마찰을 빚었을 때에도 일본 측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하며 고급차 관세 인상을 피했던 경험이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가격 인상이나 중국·동남아시아에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에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협상 카드가 부족한 일본으로선 미국을 비판하는 세계 각국과 연대를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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