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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러 정상 공동성명…"'9개 다리' 행동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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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한국과 러시아가 철도·가스·전력 등 이른바 '9개 다리(9-Bridge)' 전략과 관련, 분야별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 관리를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공동성명에 합의, 발표했다.

'9개 다리'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전략이다. 한·러 양국이 철도, 가스, 전력, 항만 인프라,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창출, 농업, 수산 등 9개 중점 분야에서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날 두 정상은 9개 중점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발전을 위해 양국 관계부처, 민간기업 및 유관기관 간 협력 수준을 높이는 것에 중요성을 부여,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한·러 양국은 또한,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철도·가스·전력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6일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청와대>

다음은 대한민국과 러시아연방 간 공동성명 전문이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연방 대통령의 초청으로 2018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러시아연방을 국빈 방문하였다.

양국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전반과 주요 지역·국제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가졌다.

1. 양국 대통령은 한·러 관계가 정치·경제·과학기술·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 관계 발전 잠재력의 보다 완전한 실현을 위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정신 하에 양국 관계를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2. 양측은 2020년 양국 외교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차원을 포함, 한·러 간 정상급 정례 접촉을 활성화하고, 정부·의회·재계·학계·문화예술계 간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촉진하기로 하였다. 특히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 제고를 위해 제반 분야에서 수교 30주년 기념행사를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성공적인 수교 30주년 행사 개최를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한편,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기로 하였다.

3. 양측은 경제·통상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만족을 표명하고, 첨단기술 제품의 교역 비중을 높이기 위한 교역구조 다변화를 촉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측은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및 산하 위원회가 통상·투자협력 발전에 있어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2018년 6월 7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17차 공동위 개최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동 회의 결정 사항들의 이행에 협력하기로 하였다.

4. 양측은 전 지역에 걸친 개방되고 비차별적인 시장 조성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보편적 규범에 기반하여 지역 경제 통합을 심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공동의 의사를 강조하였다. 양 정상은 개방성, 국제법 기본경제규범의 철저한 준수, 평등, 민족 고유성에 대한 상호 존중 및 고려에 기반한 지역통합체는 다자무역체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측은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측은 국제 교역 장벽 철폐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한-러간 교역 자유화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5. 양측은 민간 항공기 제작, 자동차 생산, 조선, 그리고 러시아 내 조선소 건설 및 현대화 관련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 확대를 포함한 산업 분야 협력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양측은 분야별 세미나·전시회 개최 및 지방 차원의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기로 하였다. 양측은 한국이 파트너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2018년 제9차 예카테린부르크 국제산업박람회 '이노프롬' 개최가 한·러 간 통상·경제, 산업 및 투자 관계 전반에 추가적인 활력을 줄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동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6. 양측은 상호 관심이 있는 우주 활동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심화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7. 양측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분야에서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언급하고, 한국 원자력발전소용 핵연료주기 관련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지속 등 향후 협력 발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8. 양측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정보기술 및 통신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능형 인프라(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5G), AI), 전자통신 인프라 발전 및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공동프로젝트 실현을 포함한 실질적인 협력 강화를 촉진하기로 하였다. 양측은 공정한 경쟁과 창조적 혁신의 발전을 위한 지식재산 체계의 개선필요성에 공감하고, 지식재산 보호와 관련하여 양국 특허 관련 부처 간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9. 양측은 러시아의 혁신기술과 한국이 강점을 가진 ICT·응용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 모델 창출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양측은 양국 중소·벤처 기업의 기술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양국 유관 기관 간 혁신 플랫폼 구축을 촉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10. 양측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 기초 연구성과의 사업화가 경제 및 산업발전에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공유하고 바이오, 에너지 등과 같은 중점 분야에서 과학기술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상호 관심 분야에서 공동 학술 및 연구 활동을 수행하기로 하였다.

11. 양측은 '9개 다리(가스 산업, 철도, 항만 인프라,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창출, 농업, 수산)' 등 중점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발전을 위해 양국 관계부처, 민간기업 및 유관기관 간 협력 수준을 높이는 것에 중요성을 부여하면서, 상기 분야별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 관리를 위한 '9개 다리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12. 양측은 러시아의 사회경제선도개발구역 및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공동 투융자 플랫폼 활용과 극동 금융협력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구체적인 유망 프로젝트 실현을 포함한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의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공동 관심을 확인하였다. 양측은 극동 경제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국제협력의 장과 중요한 양자협력 심화 수단으로서 블라디보스톡에서 매년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을 높게 평가하고, 동 포럼의 성공적 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13. 양측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서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14. 양측은 한반도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실현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공동의 이해에 입각하여,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측은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 활용 사업을 포함하는 다양한 철도 사업에서 협력할 의사를 확인하였다. 또한 양측은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 및 기술·인력 교류를 통한 양국의 유관기관 및 연구기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15. 양측은 화석연료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한국으로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촉진하고,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매장지 공동 개발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화석연료 에너지 분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측은 동북아의 에너지 분야 상호 연계 강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러시아로부터 한국으로의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관련 공동연구와 더불어, 한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정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16. 양측은 농업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산물 생산·가공 및 식료품 생산증대를 위한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 농업 투자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농업분야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정례화하기로 하였다.

17. 양측은 수산 분야 협력 발전 및 동 분야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고, 연안어업, 양식 및 여타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18. 양측은 에너지 및 교통 분야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포함한 호혜적 북극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19. 양측은 2017.9월 양국 정상회담 시 합의된 양국 지방간 경제·통상, 교육·과학, 문화·관광 등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위한 '한·러 지방협력 포럼'이 금년도 하반기에 한국의 경상북도에서 출범하는 것을 환영하고, 제2차 포럼은 2019년 중 러시아 연해주에서 개최키로 합의하였다.

20. 양측은 환경보호 분야에서의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1994년 6월 2일 체결된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환경보호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협정'에 의거, 한·러 환경협력 공동위원회 차원에서 환경 문제 관련 대화 활성화, 생물다양성 보존 노력, 공동 학술연구 프로젝트, 정보·전문가 교류 등을 지속 추진해나가기로 하였다.

21. 양측은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 협력에 대한 상호 관심을 확인하였다. 양측은 양국민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시스템 발전을 위해 의료인력 양성 및 의료인간 교류, 의료분야 IT기술 개발, 의약품, 의료기기 제작 등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양측은 한국 의료기관의 모스크바 국제의료특구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관심 및 양국 기업 간 e-헬스(e-health) 분야 협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아울러 양측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경험 공유 및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하였다.

22. 양측은 문화 분야 협력이 풍성한 성과를 거두며 발전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2020년 제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데 합의하였다.

23. 양측은 양국 관광교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관광·인적 교류 및 경제교류 발전을 위해 2013년 11월 13일 체결된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 상호 사증 면제에 관한 협정'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명하고, 양국 인적교류 확대를 적극 촉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24. 양측은 2018년 평창에서 개최된 제23회 동계올림픽과 제7회 동계패럴림픽이 양국 간 신뢰 및 상호이해 증진, 올림픽 이상 전파, 그리고 전 세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및 평화 증진에 기여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양측은 양국 국민 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전세계인의 축제로서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25.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채택을 환영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하였다. 양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된 것을 환영하고, 동 회담의 합의사항들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및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26. 양측은 평화안정 유지와 상호신뢰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기본 요소임을 언급하였다. 이와 관련, 양측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동 포럼 내에서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아시아협력대화(ACD) 등을 포함한 다자간 지역협의체에서도 적극 협력하고자 하는 의사를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동북아의 평화로운 정세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면서, 동북아 내 다자 협력 활성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27. 양측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대한 준수, 국제문제에서 유엔의 역할 강화, 그리고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28. 양측은 대량살상무기 및 그 운반수단의 확산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입각하여, 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의 폐기 및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생물무기금지협약(BWC)과 같은 다자 조약들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확인하였다. 또한, 양측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 1540호(2004년 4월 28일 채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양측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기반으로 비확산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통합된 노력을 기울어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하였으며, 모든 국가들이 동 조약을 준수하는 가운데 핵 안보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체제를 강화하고, 수출 통제의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양측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물질 및 운반수단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초국경적으로 이동되는 것을 국제법과 각국의 국내법에 의거하여 적발·방지·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29. 양측은 그 목적과 동기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국제 테러리즘을 강력히 규탄하고, 초국가적 도전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 양측은 또한 테러자금 조달, 외국인 테러전투원의 국경 간 이동, 테러 사상 및 선전 확산에 대응하여 전 국제사회가 단합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지하였다. 양측은 테러, 초국가적 조직범죄, 마약 불법 제조·유통, 부패, 그리고 여타 도전과 위협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협력을 활성화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0. 양측은 정보통신 기술이 범죄·테러 및 국가 안보 위해 목적에 이용되는 데에 따른 위협 증대에 우려를 표하고,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양측은 이와 관련 양자 차원은 물론 유엔과 국제 및 지역기구를 통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31. 양측은 모스크바 정상회담의 결과를 높이 평가하였으며, 도출된 합의들의 실질적인 이행이 양국 관계가 한층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모든 양자협력 분야에서의 획기적 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32.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러시아연방 정부와 국민들의 환대에 깊은 사의를 표하였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연방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대한민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하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연방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초청을 수락하였다. 방문 시기는 외교채널을 통해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 끝.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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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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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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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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