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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영드 리메이크 좋은 예 될까…'슈츠' '라이프 온 마스'

기사입력 : 2018년06월14일 07:57

최종수정 : 2018년06월14일 07:57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미국 드라마(미드), 영국 드라마(영드) 퀄리티의 드라마를 이제 한국에서도 만난다. 누구도 섣불리 시도하지 않았던 '리메이크' 열풍이 드라마 업계에서 불고 있다.

금주 종영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슈츠'에 이어 OCN에서 웰메이드 리메이크 드라마의 성공적 출발을 알렸다. 지난주 첫 방송을 시작한 '라이프 온 마스' 얘기다. 앞서 국내 최초로 미국 원작 드라마의 성공적 리메이크를 이끈 이정효 감독이 주축이 됐다.

장동건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박형식과 브로맨스 연기로 화제를 모은 '슈츠'도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마무리 짓는 모양새다. 이 두 드라마는 과연 어떤 지점에서 한국의 '리메이크의 좋은 예'로 꼽히게 됐을까.

KBS 드라마 '슈츠'의 한 장면 [사진=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

◆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의 힘…장동건X박형식의 '슈츠'

장동건, 박형식 주연의 '슈츠'는 방영 전부터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원작 드라마, 장동건이 6년 만에 선택한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 해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장동건의 선택과 베일을 벗은 드라마 자체에 관심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슈츠'의 성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드라마 시청률 파이 자체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10%(닐슨 코리아 기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방영 내내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특히 '슈츠'는 미국에서 시즌 7까지 방송되며, 전 세계에 마니아를 형성한 드라마로 제작진 역시 부담감은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이가 빠져든 이유로는 독특한 브로맨스 코드를 들 수 있다. '슈츠'는 우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다각적인 브로맨스 관계를 담았다. 닮은 듯 전혀 다른 두 남자가 쌍방 작용을 통해 서로를 변화, 성장시킨다.

여기에 장동건, 박형식이 그려낸 캐릭터가 신선한 조합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맞춤옷을 입은 듯 딱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 싱크로율을 선보였고, 범상치 않은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브로맨스가 낯설기보다 특별하게 완성된 이유다.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사진=스튜디오드래곤, 프로덕션H]

◆ '굿 와이프' 성공 발판으로…이정효 감독의 놀라운 현지화

영국에서 2006년 방영돼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라이프 온 마스'가 국내에 상륙했다. 누군가는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으나 이정효 감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이미 tvN '굿 와이프'로 한국 맞춤형 리메이크 드라마를 선보인 바 있다.

원작 '굿 와이프'에서는 정치인과 결혼한 여성 변호사가 다소 충격적인 수위의 사건들을 다룬다. 아내를 살인한 남편, 마약 딜러,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전면에 나서서 국내 정서에 맞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었다. 이정효 감독은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등 배우들과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웰메이드 법정물을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굿 와이프'에서 불륜과 정치인들의 비리, 이와 결탁한 법조계를 중심으로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등장인물들의 정서나 감정선도 국내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들을 녹여냈다. 그 과정에서 완벽한 현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프 온 마스' 역시 이 과정을 거쳤다. 2008년에서 1988년으로, 30년 전 과거로 가게 된 경찰이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감독이 강조했듯 타임슬립이라기보다 '꿈인지 현실인지 혼돈에 빠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원작과 비슷하다.

다만 현재와 1980년대의 '과학 수사' 아닌 '가학 수사'를 대비시키는 방법으로 유쾌한 복고 수사극으로 성격을 바꿨다. 복고와 유머를 적절히 섞는 방식은 국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이 감독이 놀라운 현지화를 시도했다고 볼 만 한 지점이다. 여기에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오대환 등 걸출한 배우들이 생생한 캐릭터를 빚어낸다.

캐릭터성이 극대화된 '슈츠'와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라이프 온 마스'의 호평 비결은 같은 듯 다른 지점이 있다. '굿 와이프', '슈츠'에 이어 이제 막 첫발을 뗀 '라이프 온 마스'가 한국형 리메이크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남게 될지 주목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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