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3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지표 부진이 지속하면서 유럽 경제의 성장 모멘텀에 대한 의문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영국의 인플레이션도 기대를 밑돌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도 후퇴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사진=로이터 뉴스핌] |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날보다 4.36포인트(1.10%) 내린 392.58에 마감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89.01포인트(1.13%) 하락한 7788.44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93.08포인트(1.47%) 낮아진 1만2976.84에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CAC40지수는 74.25포인트(1.32%) 내린 5565.85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약한 경제 지표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5월 유로존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1로 금융시장 기대치 55.1을 밑돌았다. 프랑스의 1분기 실업률 역시 상승해 유로존의 경제 회복이 올해 들어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진단에 힘을 실었다.
마케츠답컴의 닐 윌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완전히 우울하지는 않지만, 유로존의 경제 붐은 꽤 빠르게 식었고 전망도 완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윌슨 애널리스트는 이어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험이 부각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출구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ECB는 지난해 말 (통화정책) 정상화를 밀어붙일 기회를 잃었고 이제 야단이 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해 3월 2.5%보다 하락했으며 2.5%를 기록할 것으로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 초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3%까지 오르며 영란은행(BOE)의 2% 물가 목표를 넘어섰다.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진 물가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요구를 불렀지만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경제가 그만큼 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는 영란은행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평가했다.
AJ벨의 케빈 도런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에서 “영국의 소비자와 영란은행은 오늘 인플레이션이 2.4%로 떨어진 것을 환영할 것”이라며 “영국 소비자들은 평균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웃돌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구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에 기쁠 것이고 카니 총재와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향해 내려가는 것을 보고 기뻐할 것이며 이것이 5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은 자신의 결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점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다시 한번 무역 전쟁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막스앤스펜서그룹의 주가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실적으로 5.1% 상승했으며 합병 검토 소식이 들린 스탠다드차타드는 0.44% 오르고 바클레이스는 1.09% 하락했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5% 내린 1.1704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5.0bp(1bp=0.01%포인트) 하락한 0.509%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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