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함 깨달아…첫 번째 사과문도 죄송한 마음"
같은 내용 담은 한국어·영어 사과문 올려
욱일기 '좋아요' 논란에 휩싸인 스티븐 연 [사진=CGV 아트하우스] |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좋아요’ 논란에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의 일침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한국어와 영어 사과문을 같은 내용으로 통일했다.
스티븐 연은 13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에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뤄서는 안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과 팬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됐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됐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스티븐 연은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됐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이며 동일한 내용의 영어 사과문을 한 번 더 게재했다.
스티븐 연이 직접 올린 2차 사과문 [사진=스티븐 연 인스타그램] |
앞서 스티븐 연은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메이햄’ 조 린치 감독이 SNS에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해당 사진은 조 린치 감독의 어린 시절 모습을 담은 것으로 사진 속 그는 욱일기 패턴의 옷을 입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비판은 거세졌고, 스티븐 연은 곧바로 자신의 SNS에 영어와 한국어로 된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스티븐 연은 40여 분만에 사과문을 삭제했다.
더욱이 서경덕 교수가 스티븐 연의 1차 사과문을 놓고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로 “(스티븐 연이) 한국어로는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 사과문에서는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다.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스티븐은 연은 현재 신작 ‘버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여덟 번째 영화로 오는 17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