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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문제는②] 교통·음식·쇼핑 바가지 극심…외국문화 이해도는 바닥

기사입력 : 2018년05월10일 10:08

최종수정 : 2018년05월10일 11:17

할랄·채식주의자 등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필수
범정부 차원의 세심한 노력과 제도적 감시 등 절실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은 점점 규모가 커지는 황금시장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18억명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관광시장은 전 세계 GDP와 고용의 10%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문제는 이웃나라 일본이 지난해 역대 최대의 관광객 입국을 자랑한 반면, 한국은 역대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입국객이 감소한 이유로는 크게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인 중국의 한국여행상품 판매금지와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 정세 불안 등이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전체의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된다 해도 한국관광 산업이 크게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들은 중국에의 지나친 의존과 서울에 집중된 지역 불균형, 획일화된 여행 콘텐츠, 관광 인프라와 인력 부족, 관광산업을 담당하는 조직 간의 엇박자 등 다양한 요소가 한국관광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뉴스핌은 한국관광의 발전을 가로막는 저해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해외사례 비교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한국관광 무엇이 문제인가’를 기획시리즈로 마련했다.[편집자]

[서울=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지난 3월 28일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운 서울 택시기사가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 출입금지를 당했다. 서울시가 인천공항에서 불법영업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서울 택시기사 9명의 명단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최초로 통보했던 것이다.

그간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택시기사들 중 1∼2명씩 출입정지돼 왔을 뿐 지자체가 나서서 일괄적으로 불법행위 기사 명단을 보내 출입금지를 요청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택시요금 바가지 개선에 나선 첫 사례로 보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바가지요금은 기본요금 거리를 태워주고 4만1000원을 받는다거나 거스름돈을 주지 않거나 미터기에 나온 금액보다 시외요금이 더 붙는다며 요금을 더 받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택시 뿐 아니라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콜밴 역시 바가지가 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에는 호주인 관광객에게 인천공항에서 강남 호텔까지 137만원 요금을 받고 13만7000원짜리 영수증을 내민 사례도 있었다. 해외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청구서가 1달 후에 나온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

한국 택시는 바가지요금뿐만이 아니라 기사들의 불친절한 태도도 논란이다.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가 코앞이지만 외국인여행객은 물론 내국인에게조차 승차거부를 한다거나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두고 돌아가는 일은 예사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있는 관광객에게 뒷 트렁크를 열어줄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내려서 짐을 같이 실어주는 경우는 기대하기 어렵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인 프랑스 파리나 일본 도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등의 택시가 캐리어를 든 승객을 위해 차를 세우자마자 기사가 차에서 내려 짐을 실어주는 것과는 상반되는 문화다. 

[파리=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파리에서 우버를 이용하고 이메일로 받은 우버 영수증에는 금액과 이동노선이 표기돼 있다. youz@newspim.com

택시의 대체 이동수단인 ‘우버(Uber)’를 소비자는 반기는 반면, 택시조합은 강력하게 반대하는 배경에도 바가지요금과 불친절한 태도 등이 깔려 있다. 우버는 어느 길로 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과 요금을 미리 알 수 있는 점, 기사의 인적사항이 표시되는 등의 장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일본에서 우버가 실패한 이유는 수준 높은 택시 서비스 때문

여전히 전 세계에서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가며 논란이 일고 있는 우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불법으로 규정됐다. 하지만 현지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우버는 불법이지만 농담 삼아 유일하게 우버가 망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로 택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굳이 우버를 이용할 소비자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본은 택시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대도시와 소도시 할 것 없이 ▲유니폼 착용 ▲칸막이 설치 ▲깨끗한 차내 ▲친절한 서비스 ▲바가지요금 근절 등 높은 퀄리티를 평균으로 유지하고 있다. 뉴스핌이 이번 기획취재 과정에서 일본 택시기사 몇 명에게 한국의 승차거부와 바가지요금, 불친절한 태도에 대해 설명하고 생각을 묻자 모두 요금을 내는 승객에게 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아해했다.

[일본 니가타=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대도시가 아닌 니가타의 택시 기사들도 한국의 승차거부나 불친절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youz@newspim.com

바가지요금은 비단 택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동대문 쇼핑센터나 남대문 재래시장 등에서도 외국인이면 일단 2~3배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흥정은 필수라는 것이 외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한국여행의 팁이라고 공유되는 이유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한 명동이나 동대문 등지에 있는 일부 식당에선 1인분을 2인분이라고 속여 팔거나 해물파전을 5만원 넘게 받고, 비싼 가격을 받으면서도 형편없는 요리를 내는 경우들이 종종 눈에 띈다.

채식주의자나 이슬람권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한국관광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다.

식당 메뉴판에 영어가 없는 것은 물론 음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설명돼 있지도 않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가 메뉴에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채식 메뉴를 판매하고 있으면서도 그 메뉴가 채식요리인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의 큰 손으로 알려진 이슬람권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 음식 표기도 중요하다. 할랄 인증이란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다.

강릉시가 제공한 외국어 메뉴판 [사진=강릉시]

◆ 평창올림픽 기간 중 강릉시 모범사례 확산시켜야

음식점의 메뉴 개선이나 외국어 메뉴판 등을 위해 노력한 모범사례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릉시는 관내 2879개의 음식점들에게 외국어 메뉴판을 제작·보급했다. 외국어 메뉴판은 영어·일본어·중국어(간체, 번체)를 병행, 표기함으로써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외국어로 재료나 음식에 대한 간단한 소개까지 곁들였다. 음식업소 종사자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친절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고 입식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강릉시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할 좋은 사례다.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서비스는 한국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이 한국을 더 많이 찾게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교통, 음식, 쇼핑 서비스가 안착돼야 한다. 범정부적 차원에서의 제도적 감시도 절실하다.

강릉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바가지요금과 불친절한 태도를 지양하고, 채식이나 할랄 등 다양한 문화를 배려하는 교육 등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나서서 바꿔야 한다.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그들의 문화를 배려하는 준비된 자세만이 한국관광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

youz@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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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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