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장용·정영숙·오미연 열연
내달 3일까지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 공연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연극 '사랑해요 당신' 프레스콜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4.27 deepblue@newspim.com |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최근 경상남도 통영시가 전국 최초 치매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가 하면, 한 국회의원이 치매 요양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치매 노인 문제는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65세 노인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는 10명 중 1명꼴이다. 우리 삶 속에 가까이 다가온 치매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연극 '사랑해요 당신'이 공연 중이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연출 이재성)은 지난해 4월 초연해 그해 9월 재연에 이어 지난달 28일 개막해 삼연을 맞았다. 평범한 가정에서 아내가 치매를 앓으면서 생기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 이순재와 장용이 남편 '한상우' 역을, 배우 정영숙과 오미연이 아내 '주윤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공연은 흔한 가정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여행을 가자고 조르는 아내와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의 일상, 여기에 무심한 아들까지 주변에서 어디서나 볼 법한 가족이다. 다만 건망증인 줄 알았던 아내의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아내가 치매를 앓고 나서야 남편은 변화하고, 익숙했던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연극 '사랑해요 당신' 프레스콜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4.27 deepblue@newspim.com |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관객들을 순식간에 몰입시킨다. 이순재와 장영숙은 정말 30년 이상 함께 산 부부같은 호흡을 선보인다. 장용과 오미연은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필한다. 두 페어는 다른 느낌이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배우들의 열연은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사실 작품은 치매를 소재로, 가족간의 소통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목해 보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던 이들은, 치매로 인해 전혀 대화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소통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다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으로 뒤늦게 후회하면서도 여전히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은 쉽지 않다는 것은 비극적이지만 슬픈 현실이기도. 또 극 종반에 드러나는 아내의 가슴 속 응어리는, 앞서 대화를 통해 풀기만 했어도 치매 발생을 늦출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자아낸다.
시간이 흐를 수록 객석은 조용해지고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만 들린다. 물론 공연 중간에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장면들이 있기에 마냥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공연을 보는 이들은 자신의 아내나 남편, 부모, 자식들을 떠올리며 스스로의 생각 속에 빠져들게 한다. 바로 나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지금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깨닫게 만든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연극 '사랑해요 당신' 프레스콜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4.27 deepblue@newspim.com |
지난 초연과 재연과 달리 무대가 훨씬 넓어졌다. 대학로에서 벗어나 강남으로 향한 공연에 배우 오미연은 "강남 사모님도 치매에 걸릴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해볼까 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달라진 무대에 동선이 바뀌고, 영상 활용도 늘어 훨씬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이크 사용으로 더 섬세한 감정 표현이 가능해진 것도 장점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많은 이들이 선택하고 있는 연극 '사랑해요 당신'. 사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그의 자식들, 젊은 친구들이 보면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오는 6월 3일까지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