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교육감은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인격·인품 갖춰야”
1심 9년·2심 7년…뇌물 인정 액수 일부 달라져
함께 기소된 아내 서모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5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브로커에게 뇌물을 받고 학교 공사를 맡기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과 벌금 2억85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복만 전 울산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3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육감과 아내 서모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김 전 교육감과 서모에게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벌금 1억4000만원과 추징금 7000만원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촌동생 김모 씨의 업체가 교육청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피고인이 나서서 직무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충분하게 인정할 수 있다”며 “설령 그 돈이 선거자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직무 관련한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하는 실체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뇌물이 뇌물이 아닌 것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교육감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로서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나 인격과 인품을 갖춰야 한다”며 “피고인은 담당 공무원으로서 다수의 공사업자와 연결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지속적인 뇌물 수수 구조를 구축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달리 2억8500만원이 아닌 1억4000만원만을 뇌물로 인정하면서 김 전 교육감의 형을 다소 감형했다.
재판부는 김 전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아내 서 씨를 1심과 마찬가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부부 모두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법원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혹시나 서 씨를 방조범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생각을 거듭해봐도 도저히 이 사건 증거관계를 보면 법관으로서는 법의 엄정함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전 교육감과 아내 서 씨는 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서 씨는 징역 5년이 선고되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 등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별다른 소란은 일지 않았다.
앞서 김 전 교육감과 서 씨는 지난 2011년 말 울산시교육청이 국·공립학교 신축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사 수주와 뒤를 봐주는 대가로 브로커이자 사촌동생인 김 씨에게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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