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정책 추진 탄력...포퓰리즘·레임덕 우려
박상병 평론가 "국민주권 시대에 부합하는 제도"
김형준 교수 "1~2년뒤 재임위한 포퓰리즘 나올수도"
[뉴스핌=조정한 기자] 청와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정부 개헌안에 '4년 연임제 대통령제'를 넣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중장기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8년 임기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권력구조 부분과 관련한 헌법개정안 3차 발표를 하고 있다. 진성준(왼쪽부터)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사진=뉴시스> |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는 다수 국민의 뜻"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또한 "국민헌법자문위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행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연임제에 동의한 비율이 훨씬 높다"면서 "대통령제는 이미 우리의 의식과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현재는 취임하자마자 퇴임을 준비하는 형태이지만, 연임제가 될 경우 (국정 운영의) 지속성이 보장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라며 "차기 대선을 위해서라도 의회와 대립 구도로 가지 않을 것이다. 국정운영이 훨씬 융통성있게 흘러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포퓰리즘'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1~2년차를 지나면 재임을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4년 연임제의 장점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국민들한테 낯설지 않은 제도라는 점이고,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다는 국민주권 시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분단 국가에서 내치를 포함, 외교·안보까지 모두 통할하면서 효율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연임제가 되면 4년에 한 번 중간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스스로도 첫 4년 임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서 "독재를 막을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단점에 대해선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대통령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방분권, 지방분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결국 대통령제라는 게 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정치평론가는 또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제'와 힘 있는 지방정부 간의 갈등만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데, 지방정부의 자치단체장이 여당 쪽이 아닌 야당 쪽이 된다면 임기 내내 싸우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포퓰리즘' 뿐 아니라 '대통령 팬덤(열성적인 지지) 현상 가능성'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어떤 권력구조가 되든 대통령제 자체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여당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 사실상 8년짜리 제왕적 대통령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