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외교 예산 늘리며 '팽창'하는 중국
트럼프 취임 14개월 지나도 정책팀 '삐걱'
"국무장관 경질, 미국 신뢰도 떨어트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정책이 지난 24시간 사이에 확연한 갈림길을 보였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강대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외교 예산을 늘리는 등 공세적 행보를 보이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트위터로 해임하는 등 사상 초유의 행보로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같이 논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두 정상의 모습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중 양국이 국가 전략 계획에서 얼마나 격차가 큰지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한 시 주석은 향후 수년간 전세계 규칙을 재구성하려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과 외교 예산을 모두 크게 늘린 것이 그 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배포한 올해 예산 보고서에서 600억위안(약 10조원)의 외교 예산 규모를 공개했다. 이는 작년보다 15.6% 늘어난 것으로 국방 예산 증가율 8.1%의 두 배에 가깝다. 중국이 군사·외교 정책에서 '팽창'에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14개월 지났는데도 최고위 정책팀이 불안정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줄줄이 사임한 가운데 최고 경제 자문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사표를 던졌다. 그는 관세 조치에 끝까지 반대한 인물이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을 트위터로 해임했다. 틸러슨 장관의 후임자인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대북 압박을 비롯한 외교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시각을 공유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무장관이 이처럼 갑자기 바뀐다는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으로서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세계 리더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작년 1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의 탈퇴를 선언하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이 그 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컨설팅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얜메이 시에 중국 정책 분석가는 "시 주석은 중국이 전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명확히 밝혔다"며 "그는 또한 서구 자유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다른 나라들이 모방할 만한 중국식 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트럼프 정책팀에서 일관성 있는 전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이들을 과연 '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