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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리뷰] 모두가 함께 추억했다… '작곡가 이영훈'

기사입력 : 2018년02월28일 16:23

최종수정 : 2018년02월28일 16:23

[뉴스핌=이지은 기자] 작곡가 이영훈의 10주기. 추모 공연, 헌정 공연이 아닌 그를 함께 추억하고 한 시대를 함께 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사람을 기리는 공연이지만 슬프지 않게, 애틋한 축제로 이영훈을 함께 기억했다.

27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작곡가 이영훈 10주기 공연 ‘작곡가 이영훈’이 열렸다. 이번 공연에는 윤도현, 한동근, 장재인, 한영애, 차지연, 박정현, 김범수, 이문세 등이 함께했다.

이날 공연은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육성으로 시작됐다. 10년 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지 전, 유일하게 육성으로 남긴 ‘깊은 밤을 날아서2’가 객석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음성이 흘러나온 후, 윤도현은 무대에 올라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부르며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자신이 이영훈 작곡가로 분했던 것을 언급하며 “방금 부른 곡들이 저한테는 정말 남다른 곡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영훈 작곡가님이 돌아가신지 이제 10년이 되셨다. 그걸 기념하고 추모하는 자리지만, 오늘 공연 타이틀이 ‘추모공연’이 아니다. 추모라는 말이 들어가면 무겁고 어두워지는 것 같아서 안 쓴 것 같다. 오늘 공연 제목이 ‘작곡가 이영훈’이다. 천재 작곡가의 곡을 서로 듣고 나누는 자리니까 여러분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휘파람’을 이어 부르며 자신의 무대를 완성 시켰다. 또 한동근은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원곡보다 조금 더 펑키한 리듬으로 소화했다. 신나는 분위기가 끝난 후,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옛사랑’을 아련하게 연주했다.

전제덕의 하모니카 소리가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렸다. 더욱이 Mnet ‘슈퍼스타K’에서 통기타를 들고 바닥에 앉아 이영훈 작곡가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불렀던 장재인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에 맞춰 ‘가을이 오면’을 선곡했다. 특히 한영애는 ‘광화문 연가’ ‘빗속에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해 관객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한영애는 “이번 공연은 유난히 떨렸다. 우리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간 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음악을 일상에서, 친구처럼 옆에 두고 틈틈이 위로 받으면 좋겠다”며 고 이영훈 작곡가에 대한 애틋함을 내비쳤다.

현대무용가 김설진도 고 이영훈을 기리는 무대에 한 몫을 했다. 그는 ‘시를 위한 시’ 음악에 맞춰 무대를 누비며 자신만의 춤으로 객석을 단숨에 홀렸다. 차지연 역시 ‘애수’와 더불어 어린이 합창단과 ‘보리울의 여름’으로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는 의외의 인물이 깜짝 등장했다. 바로 배우 이병헌. 그는 무대에 올라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그리고 진실 되게 열창했다. 이병헌의 진심이 통해서였는지, 곡이 끝난 후 객석에서는 함성과 함께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병헌은 “이 노래들로 학창시절을, 그 긴 시간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훌륭한 가수 분들과 함께 무대에 선 건 부담스럽지만, 제게 있어서는 큰 기쁨이자 영광이다”라며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박정현과 김범수도 각각 ‘사랑이 지나가면’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으로 그들만의 감성을 뽐냈다. 그리고 고 이영훈 작곡가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이문세는 ‘소녀’를 열창하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문세는 “이영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24살, 저는 25살이었다. 노래가 사랑을 받으니 노래를 만드는 영훈 씨도, 부르는 저도 얼마나 신났었겠느냐. 매일 작업실에 있는 시간조차 행복했다”며 그를 회상했다.

그는 “가요계에서는 새로운 노래가 발표되고 금방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 변화 속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노래를 만들었으니 이 사람, 참 뿌듯할 것이다. 아마 이 자리에 있었으면 관객들에게 큰절을 올렸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아울러 이문세는 ‘그녀의 웃음소리 뿐’으로 공연의 마지막이 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고 이영훈 작곡가의 팬클럽 회원들이 ‘붉은 노을’로 대미를 장식해, 그를 회상하러 온 관객들에게 가장 뜻 깊은 추억을 선물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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