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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취약근로자 거리로 내몰린다 "설 이후가 분수령"

기사입력 : 2018년01월08일 12:00

최종수정 : 2018년01월08일 16:53

최저임금 시행 7일, 거리로 내몰리는 서비스업 '취약계층',
월급 줘봐야 부담금 추산·근로시간 단축 시 '첩첩산중'
"최저임금 최대수혜자는 외국인과 공무원 뿐 우스개"

[뉴스핌=전지현 기자] "1월2일자로 생활지원센터 토요일 근무체제를 없애고, 방재실 인력 등이 당직으로 대체합니다. 전입전출 세대들은 주말 업무 진행이 원활치 않을 수 있으니 평일 근무 시간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핌 DB]

서울 용산구 한 오피스텔 단지에 내걸린 문구다.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지 일주일.

국민소득을 올리자는 취지의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규모 업체들의 실상을 반응치 못한 무리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현실화되고 있었다. 자영업자 및 소규모 업체들은 직원 해고 혹은 근로시간 단축 등의 방식으로 임금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모습이다.

용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일자리알선업체로부터 소개받던 식당 서빙 용역을 최근 11시부터 2시까지만 고용키로 결정했다. 5시부터 8시까지 저녁시간은 당분간 식구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A씨는 "식자재 가격과 건물 임대료 상승으로 직접 서빙을 보는데도 남는 게 없다"며 "손님마저 줄어드는 상황에 지금도 부담되는 인건비를 늘리라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강한 어조로 불만을 드러냈다.

근로자들도 울상이다. 소득을 올리기는 커녕 높아진 업무 강도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마저 드리우고 있다. 택시업에 종사하는 B씨는 "하루 12시간씩 일해 매일 15~20만원씩 회사에 납입해야 겨우 150만원을 받아갔는데, 사납금을 높인다고 했다"며 "교대 근무까지 감안하면 기존 한시간에 1만5000원 가량 벌던 수준을 더 늘려야 한다. 더 빨리 달려 손님을 더 태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내 한 호텔 단지에서 근무하는 청소용역 C씨는 최근 75세 이상 인력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 B씨(77세)는 "처음에는 근로시간이 줄어 허리 좀 펴나 했는데, 이번 대상이 추후엔 감원 대상이 될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라며 "지금하는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더 알아봐야 하나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여파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설날 이후부터 3월 말까지로 보고 있었다. 각종 보험료, 상여금 등을 감안해야 하는 복잡한 봉급체계 때문에 첫 월급이 지급되고 난 뒤에야 구체적인 금액을 추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각종 물가가 상승되면서 식대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 하청업체들은 대부분 조선, 자동차 등에 종사하는데 이들 업황이 워낙 나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망이 없다는 생각헤 폐업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부도가 아닌 폐업"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최저임금은 첫 단추일 뿐 오는 2월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안이 처리될 경우, 그 이후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게 중소기업계 전망이다. 최 이사장은 "최저임금 여파는 1/4분기까지 기다려봐야 구체적인 추가지불 금액이 추산될 것"이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안까지 처리될 것을 감안하면 업계 전반이 갑갑한 상황"이라고 한숨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저임금 최대 수혜자는 외국인과 공무원이라는 우수개 소리마저 나온다. 제조업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남성 인력채용도 어려워 이미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저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지면서 해외로 유출되는 원화만해도 10만불을 넘어갈 것"이라며 "최저임금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회적 약자들은 오히려 해고를 당하면서 일자리 찾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고, 월급을 다 주지 않고 고용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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