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부동산스쿼드 박유라 리더
지점 직원에서 본점 부동산 플랫폼 기획자로 변신
핀테크, 4차산업시대 은행 혁신 중심에 서다
[뉴스핌=김연순 기자] "은행원은 미래에 사라질 직업 순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립니다. 하지만 저는 미래에도 은행과 은행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전통적인 의미의 은행, 은행원과는 달라지겠죠. 종합적인 생활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은행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은행 부동산스쿼드 박유라 리더<사진=이형석 기자> |
이렇게 똑 부러지게 소신을 말하는 박유라 KB국민은행 부동산스쿼드 리더는 올 초까지만 해도 지점 내 외환 창구를 책임지는 평범한 직원이었다. 불과 몇 개월 사이 크게 변했다. 유니폼을 자유복으로 갈아입고 스타트업 업체 프로그래머와 미팅을 주관한다. 또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인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을 론칭하고, 독자적으로 신혼 서비스 앱 안에 '신혼전용관'을 기획했다.
박 리더는 미래채널그룹에 속한 10여 개의 애자일 스쿼드(Agile Squad) 중 하나인 부동산스쿼드를 이끌고 있다. 애자일 스쿼드는 '기민한 팀'을 의미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올 초 디지털 전략 구상을 위해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한 이후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스쿼드를 조직했다. 기존 팀별 조직을 핵심 프로젝트 단위로 재편하고, 디지털과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박 리더는 지난 3월 부동산스쿼드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스쿼드에 오기 전까지 앱을 개발하거나 본부에 근무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12월) 입행한 이후 줄곧 지점(성남 태평동지점, 도곡동 한티역 지점, 역삼역 지점)에서만 근무했다.
"지점에서만 근무하다가 올해 초 처음 본부에 들어왔고 2주 만에 스쿼드로 발령이 났습니다. 최대한 고객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본부 경험이 없고 영업점에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본부로 전입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됐습니다."
관례에 따라 일하는 방식을 깨뜨리고 혁신을 위해 때 묻지 않은 직원들로만 조직을 만들었다.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부작용도 나타났다. 본부 근무도 처음이고, 스쿼드라는 조직도 처음이다 보니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부동산스쿼드는 3~8년 차 대리들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팀장이 없고, 스쿼드를 대표하는 리더는 있지만 위계질서는 없앤 수평적인 조직입니다. 나이와 연차를 떠나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내고 토론합니다.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에 얽매이기보단 팀원 간의 상호 작용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통해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국민은행 부동산스쿼드 박유라 리더와 팀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
부동산스쿼드는 기존 부동산 플랫폼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결국 '신혼부부'를 타깃으로 정했다. 박 리더를 포함해 팀원 모두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직원이라 본인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한 것. 이렇게 탄생한 게 신혼 서비스 앱 안의 '신혼전용관'이다.
"고객별 특화 부동산 맞춤 서비스의 일환으로 먼저 신혼부부를 생각했습니다. 저희 스스로가 타깃으로 삼은 바로 그 세대입니다. 저희는 기획자이자 공급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제 수요자인 타깃 고객이기도 합니다. 더욱더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었죠."
박 리더는 애자일 스쿼드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신속함'을 꼽았다. 팀원-팀장-부장-그룹대표로 이어지는 기존 일률적인 보고체계를 단순화해 스쿼드와 미래채널그룹 대표가 바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드니 의사결정이 빨라졌다.
"신혼전용관은 테스트 기간까지 합해 8주 만에 만들었습니다. 기획, 아이디어, 시장조사 기간을 걸쳐 실제 개발까지 딱 두 달 걸렸죠. 서비스를 빠르게 기획하고 실행하고 적용하는 것이 애자일 스쿼드의 장점입니다."
창구 직원에서 스쿼드 조직 리더로 뱅커 2막을 연 박유라 리더. 그는 계속 방문해보고 싶은 생활 속 부동산 플랫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리브온은 KB 고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 플랫폼입니다. 편리하게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고 고객의 내 집 마련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희망과 상생의 플랫폼, 그것이 리브온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