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증가액 일부 대기업이 대부분 떠안아
재계, 추가 부담으로 기업경쟁력 악화 지적
[뉴스핌=황세준 기자 ]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권의 법인세율 인상 합의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77개사들은 2조원 이상 법인세를 추가 납부하게 됐다.
5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후 늦게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세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존 여야 합의안대로 처리될 경우, 내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인 법인들의 법인세율은 현행 22%에서 25%로 3%p 오른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은 9년만이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25%에서 22%로 낮춘 것을 9년만에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게 되는 것이다.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 정기회 제15차 본회의에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일부 대기업이 인상분 거의 다 부담
법인세 추가 인상액은 대부분 5개 대기업집단에 귀속될 전망이다. 참여연대 분석결과 기업집단별로 더 내야 할 세액은 삼성 5500억~9900억원, 현대차 3422억~6700억원, SK 2000억~4100억원, LG 1100억~2400억원, 롯데 600억~1600억원 등이다.
재계는 일부 대기업이 법인세의 대부분을 납부하는 현실에서, 추가 부담을 지우는 것은 기업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대기업은 전체법인수 대비 0.02%에 불과하지만 법인세의 49.2%를 부담해 왔다.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지난해 법인세 총액은 52조1000억원으로 국세의 21.4% 규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낸 금액만 6조1321억원으로 11.8%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8757억원(1.7%), LG전자는 5372억원(1%), SK텔레콤은 3679억원(0.7%) 부담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올해 3월 발간한 '2017년 경제·재정 수첩'에 의하면 2015년 납부액 기준으로 법인세 상위 10대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국수력원자력, LG화학,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이마트, SK텔레콤 등이다.
◆ 실제 세율에 대해서는 논란 있어
한국경제연구원은 주요 기업의 유효법인세율(현금흐름표상 법인세 납부액을 손익계산서상 법인세 차감전이익으로 나눈 값)이 해외 경쟁기업보다 이미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20.1%)는 애플(17.2%), 퀄컴(16.6%), TSMC(9.8%)보다 높은 법인세를 부담했다는 것이다. 분석 범위를 지난 10년간(2007~2016년)으로 넓혀봐도 삼성의 유효법인세율은 17.6%로 플(16.7%)보다 높다.
한경연은 동시에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21.8%)이 미국(18.3%)을 처음으로 역전했다고 강조했다.
<표=한국경제연구원> |
하지만 정부와 참여연대 분석결과 국가별 법인세 실효세율(실납부액을 과세표준으로 나눈 값)은 한국이 18%로 OECD평균(21.8%)뿐만 아니라 미국 34.9%, 프랑스 32.4%, 독일 27.0%, 일본 27.3% 등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