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진짜 얼굴을 감춘 두 형제의 이야기가 올가을 스크린에 펼쳐진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기억의 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과 배우 김무열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이날 장항준 감독은 “관객으로서 예측이 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한 신 한 신 뒤로 갈수록 예측이 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연출적 모토였다. 예측이 안되게 해서 몰아치고 싶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레퍼런스 삼은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촬영 감독하고 이 영화의 톤을 어떻게 잡았으면 좋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를 찾아줘’ 데이빗 핀처 감독을 이야기했다. ‘나를 찾아줘’ 외에도 ‘소셜 네트워크’, 미드 ‘하우스오브 카드’ 등을 참고했다. 현란한 기교 없이 하는 게 좋았고 그런 색깔을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형 유석을 연기한 김무열은 반전을 숨긴 채 연기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초반에는 어디까지 이 감정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인가 고민했다. 그때는 좋은 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거기 중점을 뒀다”며 “극을 관통하는 유석의 감정이 스펙트럼을 넓지만 목적은 분명하다. 그 목적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어려웠으나 캐릭터 연기에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 진석으로 출연한 강하늘과의 호흡에 대해 “하늘이의 데뷔작을 함께했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친한 동생이다. 그래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싸우는 장면이든 사이가 좋은 장면이든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둘 다 서로를 배려하는 성격이라 서로 조심스러웠다. 근데 또 둘 다 눈치가 빨라서 서로 잘 알아듣고 했다”고 회상했다.
시대 배경이 된 1997년에 대해서는 다시 장 감독이 입을 열었다. 그는 “이게 1997년도 아니고 1997년도인 척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소품 등을 설정하기가 너무 까다로웠다. 왜냐면 지금도 있어야 하는 거다. 그래서 영화상에 나오는 간판, 자동차, 휴대전화도 다 지금까지 쓰는 거다. 근데 또 그대로 둔 부분이 있다. 누군가는 ‘저, 장항준 디테일 봐라’라고 할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 감독은 또 IMF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과 관련, “어제가 IMF 외환위기 20주년이라고 하는데 저의 아주 큰 그림”이라고 농을 던지면서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회복하기 힘든 데미지를 입은 건 사실이다. 경제적 여파가 가족의 해체를 불러왔다. 전 무엇보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배경이 필요한 거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억의 밤’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