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 부결
靑 김이수 대행체제 유지 발표…야권 거센 반발
부결 46일만, 박한철 퇴임 269일만 후보자 지명
[뉴스핌=김기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로 이진성 헌법재판관을 27일 지명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를 거치면, 김이수 헌재 소장 대행체제는 사라지게 된다.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 대행은 후보자 시절 국회 인준 표결에서 부결됐다. 9월11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 부결 46일만에 새 후보자를 지명했다. 또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269일만이기도 하다.
이번 지명은 헌재소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 청와대에 헌재 재판관들이 반발한데다 싸늘해진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김이수 소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새 헌재 소장 체제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가 그동안 권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내용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국민 기본권과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역할에 충실했다”며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와 헌재는 김이수 헌재 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지을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3월10일 오전 이진성 헌법재판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는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청와대는 지난 10일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 문제에 대한 입법적 미비점을 해결할 때까지 김 권한대행 체제를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권한대행 체제의 근거로 국회에서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동의안이 부결된 이후인 지난달 18일 헌재가 ‘재판관 전원이 김이수 재판관의 헌재소장 권한대행 계속 수행에 동의했다’고 발표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헌재는 이달 16일 헌법재판관 8명은 회의를 통해 “소장 및 재판관 공석 사태 장기화로 인해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물론,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청와대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속히 임명절차가 진행되어 헌법재판소가 온전한 구성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한다”며 9인 체제 구성을 촉구했다. ‘김이수 대행 체제’를 유지하자는 문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게다가 헌재 국정감사가 파행이 된 점도 여론을 싸늘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혀왔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국감에서 김이수 소장 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이수 재판관에게 사과드린다. 국회는 3권 분립을 존중해달라”며 ‘김이수 체제’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청와대가 9인 체제의 헌법재판관 구성을 위반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정치권을 넘어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 인사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