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로서는 첫 시도
올해 1월부터 가동…현재 150여명 활동 중
[뉴스핌=김은빈 기자] 처브라이프생명이 지점장과 매니저(SM)가 없는 1인 독립법인대리점(GA) 영업조직을 도입했다. GA업계에선 더블유에셋을 필두로 1인 GA를 운영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사로서는 처음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생명은 올해부터 ‘모바일 에이전시(MA)’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6월부터 반년간의 파일럿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올 1월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활동인원은 10월 현재 148명이다.
보통 보험사 조직은 본사와 설계사 사이에 지점장과 SM가 들어가 ‘관리’를 한다. 반면 MA조직은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중간다리가 없다. 일종의 ‘직거래’로 비유할 수 있다.
MA의 장점은 설계사 수당에 있다. MA의 조직의 경우 모집수수료로 중간에 떼이는 수수료 없이 설계사가 수당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기존의 구조에서는 설계사들의 실적 일부를 SM과 지점장이 가져간다.
한 보험 설계사는 “수수료 측면에서 확실히 메리트가 있다”며 “중간에서 떼어가는 게 없기 때문에 설계사에게 떨어지는 게 더 많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의 영업형태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금융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GA인 더블유에셋이 2008년부터 도입하면서 알려졌다. 도입 당시만 해도 중간관리직이 없으면 설계사 관리가 되지 않을 거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더블유에셋이 2012년 1인 GA라는 명칭으로 정식 런칭하고, 설계사 수 역시 2500여명이 넘어가는 성공을 거두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처브라이프의 MA 사례는 보험사 중 처음으로 1인 GA 형태의 조직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블유에셋의 성공 후 GA 중에선 벤치마킹하는 곳이 많았지만 보험사들은 전통적인 영업조직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기 때문.
처브라이프생명 측은 보험사 전속 조직이라는 점에서 다른 1인 GA보다 장점이 극대화될 거라 설명했다.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지점장을 배제하고 이들의 수당을 설계사에게 이전한다는 점은 1인 GA와 비슷하지만, MA에는 GA대표마저 없기 때문에 설계사에게 이전해줄 수 있는 수당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며 "업적압박도 GA에 비해 덜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관리'에 우려를 표하는 데에선 수평적인 파트너십 강화로 보완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일단 높은 수당을 통한 자발적 동기부여가 가능한데다, 증원된 설계사들의 경우 손해보험사 팀장이나 설계사 관리경험이 있는 시니어 설계사들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다"며 "기존의 위계적인 관계와는 다른 설계사들 간의 파트너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MA의 진성계약 유입률은 높아 10월 현재 기준 13차 유지율(IQA)은 96%에 달하는 상태다.
한편 업계에선 처브라이프생명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 입장에선 전속 설계사들이 GA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게 문제였다"며 어느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