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도 M&A·지분투자 등 잇따라 뛰어들어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자본 꾸준히 몰려들 것"
[ 뉴스핌=성상우 기자 ] '소셜카지노'와 '가상 화폐'에 게임업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넥슨, 넷마블 등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견업체들까지 거액을 들이고 있다. 업계는 이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되고 게임업계 전반의 투자 러쉬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와 게임사 넵튠 등과 함께 소셜카지노 업체 '밥게임즈'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소셜카지노 게임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모바일과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신규 시장 창출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게임사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소셜카지노업체 '에이치앤씨게임즈' 역시 지난달 카카오 계열 펀드 '카카오 나눔성장펀드' 등으로부터 60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HNC게임즈 '리얼카지노' 게임 이미지 |
그밖에 더블유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약 1조원의 자금을 들여 글로벌 2위 업체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를 인수해 단번에 11%의 글로벌 점유율을 확보했다. 파티게임즈 역시 같은 시기에 소셜카지노업체 다다소프트를 인수했다.
소셜카지노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평균 27%씩 성장했다. 게임업계는 1~2년전부터 눈독을 들였다. 올해 시장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엔 넷마블게임즈가 약 4조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글로벌 1위 소셜카지노 업체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의 사모펀드가 속한 자이언트 컨소시엄이 약 5조원을 제시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소셜카지노 2종을 글로벌 시장에 직접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유럽의 중장년층 유저에 기반한 안정적 매출이 이 시장에 투자자금을 끌어오는 매력요소"라면서 "신흥 시장에 스마트폰 및 모바일 플랫폼이 보급되면서 신시장 및 신규 수요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도 최근 게임업계 인기 아이템이다.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지난달 26일 약 910억원을 들여 '코빗'의 지분 65.2%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코빗은 '빗썸', '코인원'등과 함께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넥슨 측은 인수 배경에 대해 "사업다각화 측면"이라면서 "차세대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이 기술에 대해 투자한 것으로 가상화폐 사업을 직접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
카카오의 관계사이자 증권정보 서비스 '카카오스탁' 운영사인 '두나무'는 이달부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개장한다. 두나무는 이를 위해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서비스 독점 제휴를 맺었다. 업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가상화폐 110종 이상을 취급한다.
중견게임사 엠게임 역시 '코인숲', '페이또' 등 가상화폐 채굴 및 거래소 운영사들과 제휴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휴를 통해 가상화페 거래소 운영 등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원 2100만명을 보유한 자사 게임 포털을 거래소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 국내 가상화폐 하루 거래량은 1조원에서 최대 3조원에 이른다. 3조원은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규모를 넘어서는 수치다. 투자자도 100만명을 돌파하며 지속 증가세에 있다. 게임사들이 잇따라 신사업 아이템으로 가상화폐를 선택하는 이유다.
거래 안정성 우려 등으로 정부가 규제 의지를 밝히는 등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업계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관문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의 전자화폐감독위원회(EMSC) 같은 권위 있는 감독 기관이 설립되고 거래 투명성 및 안정성 등을 보완하면 제도권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넥슨같은 메이저 사업자가 본격 등장한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며 "가상화폐 수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대기업 자본이 꾸준히 몰려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