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왼쪽부터), 심사위원 바흐만 고바디, 올리버 스톤, 아녜스 고다르, 라브 디아즈, 장선우. <사진=뉴시스> |
[뉴스핌|부산=장주연 기자] 올리버 스톤, 바흐만 고바디, 아녜스 고다르 등 세계적 거장들이 BIFF 뉴커런츠 심사를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올리버 스톤 감독, 바흐만 고바디 감독, 아녜스 고다르 촬영 감독, 라브 디아즈 감독, 장선우 감독이 참석했다.
아시아의 새로운 재능 발굴의 산실인 뉴커런츠 부문은 영화제 유일의 경쟁 부문. 올해는 신예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를 비롯해 ‘죄 많은 소녀’(한국), ‘물속에서 숨 쉬는 법’(한국), ‘여름의 끝’(중국), ‘선창에서 보낸 하룻밤’(중국), ‘쪽빛 하늘’(홍콩). ‘마지막 구절’(대만) ‘아슈와타마-말이 울부짖을 때’(인도), ‘할머니’(인도), ‘폐색’(이란) 등 한국 3편, 중국과 인도 각 2편, 대만·홍콩·이란 각 1편 초청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날 심사기준에 대해 “매우 다양하다. 여기 있는 분 모두 각자 다른 기준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다. 필리핀, 중동, 유럽, 아시아 각기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의 시각이 있으니까 결국은 다수결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바흐만 고바디는 보다 선명한 심사 기준을 내놨다. 그는 “영화 만드는데 감독은 세상을 보는 창문이라고 생각한다. 창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바로 영화감독”이라며 “저는 언제나 새로운 창을 찾는다. 이런 새로운 창문, 새로운 비전과 시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올리버 스톤 심사위원장 <사진=뉴시스> |
지난 5월 타계한 고(故) 김지석 감독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라브 디아즈 감독은 “김지석 프로그래머님의 영화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지지한다. 아시아 영화를 지지해준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 역시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의미로 여기 왔다”며 “그는 단순 영화인이 아니라 오랜 친구였다. 아시아 영화 선전에 있어서 훌륭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던 분이다. 정말 친절하고 겸손했다. 또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형제자매처럼 대해줬다. 그래서 모든 영화인에게 특별하고 영화계의 심장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 특히 한국 영화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애정도 엿볼 수 있었다.
아녜스 고다르 촬영 감독은 “오랫동안 한국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해왔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창의적이고 그 안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으로 하고 있다. 한국 영화야말로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다고 보고 그게 저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한국 배우들을 극찬했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다. 플롯이 이상할 수도 있고 결말에 반전도 많이 있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끌어낸다”며 “‘공조’ 현빈, ‘올드보이’ 최민식의 연기가 좋았다. 또 잘생긴 이병헌도 매우 좋은 예다. 그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실 젊을 때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점점 성숙해가면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한국 배우들은 이렇게 점점 나아진다”고 평했다.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끝으로 이들은 최근 정치적 외압, 영화계 보이콧, 내부 갈등 등으로 진통을 겼었던 BIFF에 대한 우려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선우 감독은 “아침에 여기 오면서 매표소 앞 긴 줄을 봤다. 앞으로도 더 그럴 거라고 본다. 그런 관객의 힘으로 어떤 난관도 넘어서 오래오래 만세 하리라고 본다. 사소한 갈등들은 이 영화제에 좋은 자산이 될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녜스 고다르 촬영 감독 역시 “저 역시 그걸 보고 감명받았다. 그것만 봐도 BIFF가 얼마나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됐는지 알았다”며 “며칠 동안 출품작들을 보게 될 건데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말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승만 정부 이후 상황을 보면 한국에도 표현의 자유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근데 최근 박근혜 정부도 그렇고 더 강했던 거 같다. 많은 발전이 있길 바랐지만 오히려 억압이 더 많았다”고 안타까워하며 “억압이 표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고 표현의 자유가 더 확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한편 12일 개막한 올해 BIFF는 21일까지 10일간 부산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초청작은 월드프리미어 부문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 뉴커런츠 상영작 10편 등 모두 75개국 298편이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이, 폐막작으로는 대만 출신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 선정됐다.
[뉴스핌 Newspim] 부산=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